[기자수첩]플랫폼은 정원, 더 신경 써서 가꿔야

`애니팡`에서 `쿠키런`과 `모두의 마블`까지, 지난 1년간 우리를 즐겁게 해 준 게임들이다. 게임과 거리가 멀던 어머니와 할아버지·할머니까지 쉽게 즐기며 게임으로 가족·친구와 소통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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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아이들의 놀이`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문화`로 발전했다. 사람들이 애니팡을 즐긴 시간은 총 12만시간에 달한다. 20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된 게임도 8개나 나왔다. 하트 메시지는 일상이 됐다.

모두 카카오톡 친구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카카오 게임하기`가 나오고 1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작년 7월 30일 시작한 카카오 게임 서비스는 게임 산업 풍경은 물론이고 우리 문화까지 바꾸었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사람들이 모이는 플랫폼을 만들고, 많은 외부 기업이 그 위에서 고객을 만나며 수익을 얻는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트래픽을 모아주고, 친구 관계로 확산되며 주목받는 구조다. 모바일에서는 처음 나오다시피 한 성공 모델이라 세계가 주목한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카카오 게임이 200개에 달하면서 이제 `카카오톡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나온다. 경쟁사가 많아져 주목 받기도 힘들고 마케팅 비용도 천정부지다. 대기업이 물량과 비용을 쏟아부으며 시장을 주도한다. 입점 과정에 문턱이 높다는 불만도 많았다.

카카오는 게임 서비스 1년을 맞아 심사 과정을 간소화했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매출 상위에 오른 게임은 별도 심사 없이 카카오 게임으로 출시 가능하다. 누적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한 카카오 게임이 있으면 한번 심사 없이 입점한다.

점점 `오픈 플랫폼`에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다양한 개발사가 기회를 얻는 장점이 있지만, 좋은 트래픽을 어떻게 모아주며 플랫폼의 장점을 유지할지 고민도 커진다. 게임은 늘었지만 온통 `팡팡` 터지고 `뛰고 달리는` 게임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 성공을 콘텐츠로 옮겨보려 한 `카카오페이지`는 아직 길을 못 찾고 있다.

아무리 좋은 플랫폼이라도 잠깐 방심하면 활력을 잃고 다양성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모처럼 잘 키운 모바일 생태계를 잘 키우려는 고민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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