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종 판결에 따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일부 제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어 주목된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결과가 나오면 지루한 특허전쟁을 끝내기 위한 양사 간 협상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ITC는 다음 달 1일(현지시각)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네 건의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
ITC는 앞서 예비판정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지만, 지난 1월과 5월 각 두 건씩 재심사 결정을 내려 전면 재심사 중이다. 또 애플이 침해를 주장하는 네 건의 특허 중 `화면에 반투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방식(특허번호 922)`과 `휴리스틱스(특허번호 949)`는 미국 특허청이 무효하다고 예비 판정한 것이어서 IT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ITC 최종 결정 방향은 전문가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다만 ITC가 최종 판정에서 예비 판정을 확정해 삼성전자의 침해를 인정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0일 안에 이를 수용할지 결정한다. 대통령이 수용하면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넥서스, 갤럭시탭 10.1 등의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그러나 이들 제품이 이미 단종되거나 구형 제품이어서 삼성전자에 미칠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ITC에 제기한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오면 양사 간 특허 협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년 이상 소모적인 특허 소송을 벌이면서 양사가 얻은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서둘러 끝내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세일 인벤투스 대표변리사는 “ITC가 의외의 판정을 내린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침해 판결을 받아도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변리사는 “특허 협상 전략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특허전쟁을 빨리 끝내겠다고 판단하면 양사 협상이 빨리 진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도 이번 주 결정된다. 지난 6월 4일 ITC가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한 데 따라 오는 3일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는 거부권을 사용한 일이 한 번도 없어 수입금지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이 ITC 결정을 수용하면 아이폰4, 아이폰3GS, 아이폰3G, 아이패드1·2의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대부분 구형 모델이지만, 아이폰4는 여전히 판매되는 제품이라 애플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