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급격한 시장 변화로 하반기 전략 대폭 수정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랭하면서 업계가 하반기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하반기 활황을 예상하고 준비했던 공격형 전략 대신 위험 요인을 나눠 불황에 대비하는 수비형으로 전환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오픈셀(반제품) 비중을 늘리고 제품을 다변화하는 등 리스크 분산 체제로 급선회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전통적으로 매년 하반기가 `피크 시즌`이다. 중국 건립기념일인 10월 1일 연휴와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에 힘입어 패널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 하반기 들어서도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TV시장이 얼어붙으면서 TV 제조사들이 패널 구매량을 줄인데다 패널 업체들의 재고가 늘어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의하면 TV시장의 큰손인 중국 TV 제조사들이 7월과 8월 패널 구매량을 전년보다 25%가량 줄일 전망이다. 상반기만 해도 2월을 제외하고 모든 달의 구매량이 지난해보다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패널 업체들의 재고량은 이미 안정 수준(3.8~ 4.8주)을 넘어섰다. 7월과 8월에는 각각 4.9주와 5.0주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매년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던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는 전략을 재정비했다.

패널 업체들은 일제히 오픈셀 비중을 크게 높였다. 연초만 해도 오픈셀 비중은 1분기 50%를 넘어 연말께 5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은 이미 2분기에 60%를 상회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픈셀은 LCD 패널과 드라이버 IC 정도를 장착한 반제품이다. 패널 업체들은 오픈셀로 백라이트유닛까지 장착한 모듈보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다. 대신 TV제조사들이 모듈 작업으로 매출을 높일 수 있어 오픈셀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개별 업체들의 전략 변화도 두드러졌다. 7월까지 가동률을 대폭 줄이면서 재고를 최소화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8월부터 가동률을 단계적으로 늘린다. 대신 여러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시장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크기의 패널을 생산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은 TV시장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 에너지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TV시장이 위축됐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겨냥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새 고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 TV시장에서 현지 업체에 밀리기 시작한 대만은 저가 초고선명(UHD) 패널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UHD 시장 주도권은 놓치지 않았다. 대만 업계는 터치스크린 내장 노트북용 패널을 통해 노트북 터치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폴 그레이 NPD디스플레이서치 이사는 “시장 성장을 가속할 만한 새로운 이슈가 없다”며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에 있다”고 말했다.


※자료: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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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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