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게임업계 간판기업들이 이달부터 경기 성남 판교단지로 이전하면서 한국판 `게임 밸리`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NHN한게임(8월1일부로 NHN엔터테인먼트로 변경),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등 `N사 4대천왕`이 모두 둥지를 틀면 판교는 게임산업 1세대 테헤란로에 이은 2세대 도약의 전진기지로 거듭나게 된다. 여기에 신흥 대형 기업과 주요 플랫폼 사업자까지 다 뭉치게 되면 판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임 산업 요람으로 변모한다.
◇내로라하는 업체들 속속 집결
이달 초 엑스엘게임즈와 NHN엔터테인먼트가 이전을 마친데 이어 8월에는 엔씨소프트가 한 달 동안 이전 작업을 진행한다. 올 연말 넥슨에 이어 네오위즈까지 이전을 완료하면 하반기에만 6500여명의 게임 인구가 판교에 새로 둥지를 트게 된다.
하반기 본격적인 판교 게임밸리 시대의 테이프를 끊은 것은 엑스엘게임즈다. 500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이 지난달 말 테헤란로에서 판교로 이전했다. 앞으로 서비스할 `문명온라인`과 신규 프로젝트 가동을 위해 판교 에이치스퀘어에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NHN 한게임은 내달 1일 NHN엔터테인먼트 법인 설립에 앞서 일찌감치 판교 사옥에 입주했다. 7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며 라인플러스도 입주했다. 신규 사옥은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사옥을 넘어 `끼`를 담는 공간으로
창의성을 중시하는 게임업계 특성답게 경기도 판교에는 이달 초 새롭게 문을 연 신축 건물이나 새 입주 회사들이 단연 화제다. 판교로 이전해 `사업 2막`을 여는 만큼 임직원에게 더 쾌적하고 창의성 높은 공간을 제공한다.
임직원을 위한 각종 부대시설, 자유로운 분위기로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색다른 회의 공간 등을 경쟁적으로 꾸미고 있다. 우수 인력의 스카우트 전이 치열한 만큼,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보이지 않는 내부시설 경쟁도 치열하다. 업계에선 “인테리어 비용으로 얼마를 들여도 좋으니, 남들과 같지 않은 컨셉트로 돋보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 지침이 나온 곳도 있다.
◇테헤란로 떠나 판교서 `새 꿈을`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한 달에 걸쳐 2300여명의 임직원이 순차적으로 판교 근무를 시작한다. 서울 삼성동의 R&D센터와 경암빌딩 모두 임대를 결정했다. 경암빌딩에서 근무 중인 넥슨과의 첫 협업프로젝트 `마비노기2` 개발진도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으로 이전한다. 현재 판교 사옥은 본격적인 이전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넥슨은 당초 가을 이전을 예상했으나 올 연말까지 이전키로 확정했다. 신축 사옥은 올 가을 완공할 예정이다. 12월 한 달에 걸쳐 20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과 관계사들이 판교로 자리를 옮긴다. 네오플과 엔도어즈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넥슨컴퍼니 관계사가 판교로 모인다.
네오위즈도 빠르면 연내 신축한 판교 사옥으로 이동한다. 이미 개발 스튜디오들과 스타트업 지원 센터인 `네오플라이`가 판교 사옥에 입주했다. 15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새로운 판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판교에서 근무하는 한 게임사 관계자는 “판교로 게임사들이 모여들면서 정보 문제 때문에 임직원 입단속을 시키는 등 독특한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대학 캠퍼스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며 “대형 업체들이 잇달아 입주하는 만큼 판교가 글로벌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게임밸리로 인식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주요 게임업체 판교 신축 건물 현황
자료:각 업체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