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 적자 50억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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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집약형 IT관련 품목 수출이 증가하면서 해외 로열티 지급도 함께 늘어나 우리나라 지식재산권(지재권) 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수지 적자규모는 지난해 4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 적자규모는 58억9000만달러까지 확대되다가 기업의 R&D투자 증가와 특허 크로스라이선스 체결 확대로 2011년 29억6000만달러로 축소됐다. 하지만 지난해 IT관련 품목 수출이 늘어나면서 지재권 수지는 사업서비스와 여행수지 다음으로 우리나라 서비스 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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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 수지 추이 자료-한국은행

지재권 수입은 2009년 이후 30억달러 수준을 넘어섰고, 2011년에는 4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국기업과의 로열티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국내 게임업체의 지재권 수입이 크게 증가한 데 기인한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는 흑자를 기록한 반면 전기·전자, 도소매, 출판·영상·정보 등 대부분 업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첨단 해외기술 의존도가 높은 전기·전자분야는 지재권 수입과 지급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K팝 등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온라인 게임, 음악, 드라마, 영화 등 문화콘텐츠 지재권 수입이 큰 폭 증가했다. 2010년 3억4000만달러에서 2011년 6억8000만달러로, 지난해에는 8억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원천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EU, 일본 대상으로는 적자를, 해외생산 공장이 소재한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흑자를 기록했다. 지재권 수입은 중국, 미국, 동남아 순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 비중이 높은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기술선진국의 지재권 수지는 큰 폭 흑자를 기록했지만, 중국은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최대 흑자국인 미국은 2011년 중 842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재권 수지 개선을 위해 △원천기술 확보 △지재권에 강한 중소기업 육성 △지재권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충식 한은 경제통제국 국제수지 팀장은 “정부의 기초·응용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확대와 기술력은 높지만 지재권 관리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재권 풀을 만들어 필요 시 지재권의 매매 또는 라이선싱 등을 중개하는 전문 업체(NPEs) 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