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큰손으로 자리 잡은 국민연금공단 투자액의 80% 이상이 5대 그룹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대 그룹 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삼성 그룹에 쏠려 있었다. 상위 5대 그룹에 대한 국민연금공단 투자액 비중은 83%, 10대 그룹은 93%에 달해 사실상 국민연금공단이 상위 10대 그룹에 `몰빵`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CEO스코어가 최근 공시한 국민연금공단의 주식 투자 내역 중 30대 그룹에 대한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총 88개사였으며 이들 보유지분 가치는 15일 종가기준 46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의 주식 평가액이 19조4000억원으로 30대 그룹 가운데 무려 42.1%의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연금 전체 투자 평가액의 절반 가까이가 삼성그룹에 쏠려 있는 셈이다. 공단은 삼성그룹 15개 계열사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중 지분 7.19%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에서만 14조원의 평가액을 거뒀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14개사의 투자평가액은 5조원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9개 계열사에 투자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8조5000억원으로 18.5%에 달했다. 지분 6.83%를 보유한 현대차에서만 3조2000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했다.
삼성과 현대차, 2개 그룹의 주식 평가액 비중은 전체의 60.6%에 달한다. 이어 SK그룹은 8개사 4조5000억원, LG 7개사 3조7000억원, 포스코 4개사 2조원의 평가액을 기록했다.
이들 5대 그룹의 평가액 비중은 82.9%에 달하고 롯데(5개사 1조3000억원), 현대중공업(3개사 1조원), CJ(6개사 8100억원), KT(1개사 8000억원), 현대백화점(3개사 5700억원)까지 `톱10`의 비중은 92.7%에 달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9.63%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하이닉스의 평가액이 1조9000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모비스(1조8000억원. 7.17%), 포스코(1조6000억원, 5.99%), 기아차(1조5000억원, 6.01%)가 뒤를 이었다.
올해 500대 기업 내에서 새롭게 국민연금공단 5% 이상 투자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새내기는 LG유플러스, 롯데하이마트, CJ대한통운, CJ헬로비전, 대교, 아세아시멘트 6개사였다.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들어 보유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으로 지분율이 3.95%에서 7.05%로 무려 78.5%포인트 높아졌다. 이어 화신(55.1%포인트), LG이노텍(43.6%포인트), 대림산업(32.1%포인트), 세방(29.5%포인트) 등의 순이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