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자책 가격담합 유죄판결

미국 연방법원이 전자책 시장에서 출판사들과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11일 보도했다.

데니스 코트 뉴욕 맨해튼 소재 연방법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애플이 전자책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해 출판사들과 거래를 제한하는 공모를 했다”며 애플을 제소한 미 법무부와 여러 주 정부들의 손을 들어줬다.

코트 판사는 이어 “특히 애플은 출판사들이 집단적인 불법행위를 하도록 조장한 법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이 9.99달러에 판매하는 일부 전자책을 애플은 출판사와 공모해 12.99~14.99달러에 판매했다”며 “애플은 이 담합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애플이 주도하지 않았다면 담합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트 판사는 가격 담합에 따른 피해액을 산정해 애플에 배상금을 부과하기 위한 새로운 청문회를 열 것을 지시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09년 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펭귄그룹 피어슨과 뉴스코프의 하퍼콜린스, CBS그룹의 사이먼 앤슈스터, 맥밀런, 아셰트 리브르 등 출판사들과 가격담합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애플은 출판사들에게 전자책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되 애플이 판매 이익의 30%를 챙기도록 하는 사업모델을 채택했다. 이들은 아마존이 자사 단말기 `킨들`를 선보인 후 킨들용 베스트셀러 전자책을 9.99달러에 파는 정책을 도입하자 경쟁적으로 해당 모델을 더욱 강화했다.

이에 아마존 등은 경쟁을 저해하는 담합 행위라고 주장했고, 미국 법무부 등이 규제당국에 애플과 출판사들을 제소했다. 출판사들은 미 정부 등과 배상에 합의한 반면 애플은 혐의를 부인하며 법정다툼을 벌여왔다.

현재 애플은 판결에 대한 즉답을 피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애플 주가가 0.11% 하락하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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