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세계 태양광시장 살아날까

세계 태양광시장 살아날까

세계 태양광 시장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최대 시장을 형성해온 유럽 수요가 잠잠해진 반면에 일본, 중국, 미국 등 신흥 시장의 성장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빠르기 때문이다. 유럽시장이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초기 시장 형성에 필요했던 지원을 끝내는 반면에 신흥 시장은 계속해서 시장 유인책을 쏟아내고 있어 이러한 판도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업 간 치킨게임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어 태양광 시장은 바야흐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Photo Image

◇태양광 빅마켓…일본·중국·미국으로 재편

올해 상반기 태양광 시황은 개선 징후가 뚜렷하다. 여전히 불황이라는 단어를 빼놓고 시장 상황을 설명할 수 없지만 주요 기업의 적자폭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당초 재정위기로 유럽 수요가 급감해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신규 수요 발생으로 시장은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일본, 중국 등 신흥 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 이유다.

특히 일본, 중국, 미국은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을 재편하며 유럽을 대체할 빅마켓으로 부상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주력하는 일본은 단연 가장 뜨거운 시장이다. ㎾당 42엔(매입기간 20년)의 파격적인 보조금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요금은 태양광발전 경제성을 확보하게 했다.

지난해 본격 개화한 일본 태양광 시장은 신규 설치량만 2GW를 넘어섰다. 올해는 약 3GW내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재 수요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태양광 시장 조사기관 NPD솔라버즈에 의하면 일본은 올해 상반기 2.5GW를 신규로 설치했고 하반기에 최대 3.5GW의 추가 설치가 예상된다. 1분기 태양광 발전소 승인물량만 7GW에 달한다. 올해 최대 9GW 이상 신규 물량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내 수요 급증으로 최근 태양광 기업의 일본 선적량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업체 생산물량만으로는 공급이 부족해 태양전지, 모듈 수입량은 올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은 상반기 2.7GW를 신규 설치했다. 중국은 태양광 시장 확대를 위해 올해 10GW 설치를 목표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하반기 신규 설치량은 최대 6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세계 시장에 20GW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40%가 일본·중국 시장에 집중된다.

미국 태양광시장은 1분기 900㎿의 설치량을 기록했다. 당초 최대 3.9GW의 신규 설치량을 예상했지만 추세대로라면 4GW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유럽 시장은 예상밖 선전을 보였지만 과거의 강력한 수요는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재정 위기에도 그리스는 1분기 785㎿를 신규로 설치했고 영국은 1분기 400㎿가 들어섰다. 유럽 최대시장인 독일은 보조금 삭감이 지속되고 있지만 1분기 776㎿를 설치해 연간 전망치 2GW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독일은 자국 태양광 누적 설치량이 52GW에 달하면 보조금을 완전 폐지한다. 현재 추세라면 2017~2018년경이 유력하다.

독일과 더불어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이탈리아, 스페인 시장도 동력을 잃은 상태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산업투자조사실 박사는 “다수 조사기관이 올해 세계 태양광 수요를 기존 예상치인 30GW에서 최대 40GW까지 상향하고 있다”며 “현재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강력한 수요가 만들어지면서 과거 유럽이 선도한 세계 태양광 시장의 중심이 이들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선점에 사활 건 태양광기업

일본,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증가로 태양광 업계도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분야는 여전히 공급과잉이 심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잉곳·웨이퍼, 태양전지, 모듈분야에서는 주요 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기존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해온 중국 기업은 최근 시황회복을 발판으로 승자독식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주요 태양광 모듈기업의 공장가동률은 50~80%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80~100%대에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발생한 수요를 흡수하면서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지속 상향하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넌스에 따르면 잉리솔라의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2.3GW 대비 40% 증가한 3.2GW로 예상된다. 트리나솔라도 지난해 1.59GW에서 올해 2.05GW까지 늘어나고 JA솔라, 카나디안솔라, 진코솔라 등도 일제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중국 정부가 태양광 시장확대를 위한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들 기업은 강력한 자국 수요를 바탕으로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은 그동안 과감한 투자를 이어온 한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는 올해 일본 내 태양광 모듈 출하 목표치를 500㎿로 높이고 영업을 강화한다. 한화솔라원의 2분기 공장가동률은 100%에 근접했다. 실적도 개선됐다. 1분기 매출 1956억원, 영업손실 231억원을 기록했는데 직전분기 대비 매출은 33% 늘었고 영업손실률은 -75%에서 -11%로 대폭 개선됐다. 2분기 출하량은 1분기 289.1㎿보다 늘어난 330~350㎿ 수준으로 실적개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한화케미칼 2분기 영업이익은 34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분석했다. 태양광 부문도 1분기 영업이익률 -7.3%였으나 2분기에는 -2.8%를 기록하고 3분기에는 0.8%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솔라원의 판매량은 지난해 900㎿에서 올해 70% 이상 증가한 1.4GW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2013년 상반기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 순위 (수요기준)

1. 중국

2. 일본

3. 북미

4. 독일

5. 이탈리아

6. 인도

7. 호주

8. 프랑스

9. 그리스

10. 영국

출처: NPD솔라버즈

최호기자 snoop@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