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 투자할 때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는 부품업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아이폰5·갤럭시S4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플래그십 모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KH바텍·우전앤한단·인터플렉스·엠씨넥스 등 탄탄한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부품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4 생산 가동률 하락으로 대부분 부품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탓이다. 반면 거래처를 다변화한 기업들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KH바텍은 갤럭시S4 충격에도 2분기 매출이 1분기보다 두 배 늘었다. 2분기 블랙베리 신모델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상쇄한 덕분이다.
KH바텍의 1분기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60%를 넘어섰지만, 2분기 50% 이하로 낮아졌다. 노키아·애플 등 다른 거래 기업도 곧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하반기 매출 성장세는 더욱 가파른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KH바텍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78% 증가한 9880억원으로 예상된다.
인터플렉스도 갤럭시S4 후폭풍을 딛고 2분기 큰 폭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에 연성회로기판(FPCB)을 공급할 정도로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다.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노트3와 아이폰5S에 FPCB를 공급하면서 라인 가동률이 오히려 높아졌다. 터치스크린패널(TSP)·LCD용 FPCB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올해 인터플렉스는 지난해보다 57% 성장한 1조2000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전앤한단도 지난 상반기 고객 포트폴리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우전앤한단은 국내 케이스 업체 중 드물게 삼성전자·블랙베리·소니·교세라 등 여러 스마트폰 업체와 거래한다.
대부분 케이스 업체들이 사출 분야에만 집중하는 사이 우전앤한단은 방수·유리섬유 가공 등 소재 기술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주방용품업체 네오플램을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우전앤한단은 올해 전년 대비 63% 늘어난 53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모듈 업체 엠씨넥스도 거래처 다변화와 제품 다각화 덕분에 안정적인 성장세를 시현했다. 회사는 중국·대만 업체와도 거래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30% 수준에 불과하다. 자동차 전장 사업이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해 스마트폰 시장 변동성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업체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특정 고객사 매출 비중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급부상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기회로 활용한다면 단기간에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취합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