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전 세계 시위 주도는 '스마트폰'

터키와 브라질, 인도 등을 휩쓰는 대규모 시위는 스마트폰이 주도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라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최근 각국에서 돌아가며 번지는 대규모 시위는 과거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그 대책도 다양하게 나온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분석했다.

인류 사상 큰 규모의 시위로는 1848년 유럽을 휩쓴 사회주의자들의 시위와 1968년 좌파학생과 히피들의 시위, 1989년 동유럽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시위 등이라고 꼽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9일 자 표지기사로 `항의의 행진`(The march of protest)`이라고 제목을 달아 올해 세계 각국의 시위를 다루면서 후세 사가들이 올해도 `시위의 해`로 꼽을만하다고 평가했다.

표지 그림도 1848년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1968년은 화염병을 들고 꽃다발을 쥔 학생을, 1989년은 촛불과 스패너를 든 노동자로 각각 묘사하고 나서 올해는 스마트폰과 종이컵 음료를 든 여성을 그렸다.

Photo Image
4일(현지시각) 열린 반정부시위 모습.<이스탄불(터키)=AP연합>

특히 올해는 시위대가 스마트폰과 트위터를 이용해 자발적으로 거리에 뛰쳐나왔다는 점에서 노동조합이나 정당, 특정 단체 등이 주도한 과거와 다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터키와 브라질,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나타났듯이 시위가 자생적으로 급속히 이뤄져 이렇다 할 지휘부가 없다는 것.

이들 국가의 시위는 최근 높은 경제 성장을 구가한 덕분이 늘어난 중산층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브라질의 중산층은 낸 세금만큼 공공 서비스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겠다는 게 핵심 요구 사항이며, 터키 역시 엄격한 금주법 시행에 반대하는 데 중산층이 지지하고, 인도도 성폭행 살인범에 대한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의 분노에서 시위가 커졌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풀이했다.

대규모 시위에 각국 정부는 부패 근절과 제도 개혁을 약속하면서 시위는 사그라진다는 점도 비슷한 모습이다.

반면 중국이나 러시아, 아랍국가 등은 시위 주동자를 협박 또는 투옥하겠다거나 일부는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압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

그러나 2년 전 아랍의 민주화 요구 시위나 50여 년 전 동유럽의 반공산정권 시위 등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분노에서 촉발한 시위를 당장에는 억누를 수 있지만 그 결과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치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경고했다.

[연합뉴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