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창조적 가치를 키우자]전문가들 "게임 과몰입, 결국 문제는 가정과 사회"

“게임 과몰입 때문에 상담소를 찾지만 진단해보면 문제는 대부분 가정에서 찾아야 하거나 사회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이은경 명지대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게임과몰입상담사를 전국 각지 교육청에 파견하는 `위 클래스 상담소`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다. 현재 30개 교육청에서 45명의 상담사가 활동한다.

위 클래스 상담소의 역할은 게임 과몰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상담하고 과몰입 정도를 진단한다. 필요하면 교육과 병원치료를 권유한다.

이 교수는 “게임 과몰입 상태에 빠진 비중은 전체 2% 안팎”이라면서 “게임에 빠진 이유가 대부분 가정 내 불화, 학업스트레스 등 게임 이외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친구나 대인관계가 쉽지 않은 학생이 별다른 탈출구가 없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게임이란 영역에서 인정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몰두하는 사례다.

이 교수는 지난해 발생한 성공적 상담사례도 소개했다.

한 상담교사가 학교에도 잘 안 가고 수업시간에는 잠만 자는 게임과몰입 학생을 만났다. 이 학생의 부모는 맞벌이로 아이를 돌볼 시간도 부족했고 친구관계도 원활하지 않아 왕따를 당했다. 자연스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고 게임에 빠졌다. 다행히 상담사에게 마음을 열었다. 학생은 공부도 잘하고 싶고, 친구도 사귀고 싶어 했다. 상담사는 체육과에 다니는 대학생을 멘토로 주말마다 만나게 했다. 자연스럽게 축구와 야구를 함께했고 공부에 필요한 요령도 알려줬다. 이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문화재단이 후원해 운영하는 게임과몰입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앙대병원 등에 설치된 센터는 지난 2011년 6월 문을 연 이후 7000건의 방문과 전화상담을 받았고 500명의 환자를 심리검사와 MRI검사로 진단했다.

이충명 중앙대병원 게임과몰입상담치유센터 상담실장은 “상담센터를 거쳐 치료까지 필요한 사례는 일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일부 조차도 학교문제나 성격, 대인관계, 가정 문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밝혔다. 상담센터를 찾은 보호자 대부분이 성장과정에서 반항하는 청소년을 어린 상태로만 보다 게임에 몰입하는 학생과 가정 내 불화로 이어지고 참다 못해 상담소를 찾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입시 위주의 천편일률적 교육이 가장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가정불화와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로 고민이 쌓이고 개인에 따라 이를 음주나 도박, 게임 등으로 해소하려는 도피성 몰입이 많다”며 “문제가 될 때는 운동, 자전거 타기, 악기 배우기 등 게임 이외 대안활동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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