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두가 불만인 `주파수 정책`

통신업계의 요즘 화두는 주파수 할당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주파수 할당안이 어떻게 결정될지, 경매는 어떻게 끝날지 묻곤 한다. 관심을 넘어 여러 취재원의 공통된 반응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정부 주파수 정책에 대한 불만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드물겠지만, 모두에게서 불평과 불만을 사는 정책 또한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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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게는 주파수 할당안을 마련해오는 과정에 대해서일 테고, 넓게는 그동안의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일관된 원칙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유력한 제4안도 정부는 물러나 있을 테니 시장에서 알아서 하라고 손을 놔버린 결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4안은 KT 인접대역 포함 여부를 놓고 2가지 안을 제시하고, 더 높은 금액이 제시된 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4안으로 결정되면 통신 3사는 각자에 유리한 안을 선택하기 위해 엄청난 경쟁을 펼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주파수 경매가 과열돼 할당대가가 올라가면 결국 통신요금에 전가될 수 있어 국민에게도 손해다. 물론 주파수 경매제 도입 취지와 할당을 통한 기금조성,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 등 정부 정책적 계산도 있음 직하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주파수 분야 한 관계자는 “주파수 효율성 측면에서 인접대역을 할당해야 한다면, 공정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정교하게 부과했어야 한다”면서 “과열경쟁도 피하고 효율성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했는데 반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번 롱텀에벌루션(LTE)에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은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라는데 있다. 독일·이탈리아·스위스 등 유럽 주요국가는 일치감치 LTE 주파수를 광대역으로 할당했다. 우리도 처음부터 광대역을 염두에 두고 주파수를 할당하거나, 추가 확보할 주파수 대역을 고려해 할당했다면 이번처럼 복잡한 주파수 전쟁은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앞으로 700㎒ 주파수 회수 재배치를 비롯해 주파수 업무는 산적해 있다. 이제부터라도 정책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주파수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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