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스타트업 허브로 변신 중

스타트업 허브로 변신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새로운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했다.

오랜 시간 `벤처의 요람`으로 군림한 실리콘밸리 아성에 뉴욕, 시애틀, 덴버에 이어 라스베이거스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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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가 스타트업 허브로 변신하고 있다. 사진은 스타트업 벨트가 조성되고 있는 프리몬트 거리.<자료:카지노가이드>

27일 워싱톤포스트는 라스베이거스 프리몬트 거리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벨트가 조성되며 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스베이거스 변화는 토니 셰이 자포스 CEO가 이끈다. 1999년 창업해 세계 최대 온라인 신발쇼핑몰을 만든 그는 2009년 회사를 아마존에 12억달러(약 1조3813억달러)에 매각했다. 셰이 대표는 라스베이거스를 테크시티로 바꾸는 `다운타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3억5000만달러(약 4020억원)를 투입한다. 별도로 5000만달러(약 575억원) 규모 `더 베이거스 테크펀드`도 조성해 이미 20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투자 받은 스타트업은 사무실을 라스베이거스로 옮겨야 한다. 자포스는 회사를 라스베이거스로 옮겼고 연말까지 직원 1500명이 이곳으로 이사한다.

도시 자체 매력도 충분하다. 특히 서비스 분야 스타트업은 제품 테스트에 안성맞춤이다. 가장 많은 호텔과 레스토랑이 밀집했고 24시간 사람으로 북적인다. 서비스를 만들어 바로 현장에 적용해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고 빠르게 개선점을 반영한다.

레스토랑과 칵테일 바를 겨냥한 모바일 지불결제시스템을 개발 중인 싱 소니 줄디 CEO는 “일주일 내내 세계 각국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라스베이거스 뿐”이라며 “이 곳에서 체험한 서비스가 저절로 세계로 전파된다”고 말했다.

제이슨 카이 카이2벤처스 CEO는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기업은 언제나 고객과 밀접해 있어야 한다”며 “이런 면에서 라스베이거스는 최고의 도시”라고 말했다.

경제적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라스베이거스가 위치한 네바다주는 스타트업에게 소득세를 물리지 않는다. 사무공간도 저렴하다. 최근 라스베이거스로 회사를 옮긴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 달 임대료 2500달러(약 287만원)에 팀원 모두가 같이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아파트형 사무실을 얻었다”며 “다른 곳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커피숍은 한 달 이용료가 50달러(약 5만8000원) 정도다. 이곳에서 하루 종일 무료 와이파이를 쓰며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마렌 도노반 지추얼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선 그냥 흔하디흔한 스타트업 중 하나일 뿐이다”며 “이곳에선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투자자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허브로 장점도 많지만 실리콘밸리와 겨루려면 아직 부족하다. 투자자와 엔지니어, 잠재적 파트너를 만날 기회가 적다. 스타트업 성장을 도울 중견 기업도 더 많이 이곳에 자리 잡아야한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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