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 "북한 웹 사이트 공격해 다운"

25일 12시 전후해 사이버 공격 단행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사전 예고대로 25일 북한 사이트들에 사이버 공격을 단행했다.

어나니머스 일원으로 밝힌 트위터리안들은 이날 트위터에서 오전 12시를 전후해 북한 사이트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과정에서 공격에 성공한 주소들을 상시 업데이트하며 소식을 전했다. 이들이 다운시켰다고 밝힌 북한 사이트는 `조선중앙통신(kcna.kp)`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com)` `고려항공(airkoryo.com.kp)` `조선신보(chosonsinbo.com)` 등이다.

이밖에도 교육기관인 `평양과학기술대학(pust.kr)` `평양상업대학(business-school-pyongyang.org)`도 포함됐다. 이들 사이트는 실제로 접속이 원활치 않았다.

공격 과정에서 때로 해킹이 쉽지 않은 듯 타깃 사이트 정보를 SNS상에서 공유하며 협조를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의 구체적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25일 공격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도 전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나니머스의 이번 공격이 북한 사이트 운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과 실질적인 타격은 주지 못했다는 평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17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북한의 46개의 주요 사이트에 대대적 사이버 공격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들은 해킹으로 입수한 북한의 주요 군 관련 문서를 25일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5일 공격 이후 오후 4시 현재까지 북한 관련 자료들은 공개되지 않았다.

관심은 어나니머스의 이번 공격을 시작으로 사이버전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국지전 형태로라도 크고 작은 사이버 공격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은 어나니머스가 미국과 한국 정보기관의 배후조종을 받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국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25일 오전 12시 어나니머스의 공격에 앞서 청와대 홈페이지를 해킹했다는 분석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논평을 내고 “오합지졸에 불과한 어나니머스가 저들의 기술력을 과시해보려고 감히 우리 체제를 어째 보겠다고 하고 있으니 크게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어나니머스가 정보기술을 특정국가를 목표로 한 테러무기로 이용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정치적 도발행위”라고 주장하고 “세계는 어나니머스와 그 뒤에 숨어 조종하는 적대세력들이 어떤 쓴 맛을 보게 되는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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