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석유화학과의 합작은 새로운 분야에도 탄소섬유가 성공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입니다. 그동안 SGL그룹은 항공기·자동차·풍력로터블레이드에 주력해 왔지만, 삼성을 통해 소비자 가전 등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SGL그룹의 유르겐 쾰러 탄소섬유&복합재 사업부 사장은 삼성석유화학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대변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곧 새로운 시장 창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역적으로는 물론이고 새로운 응용 분야를 발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쾰러 사장은 “탄소섬유를 대폭 채용해 4분기 선보일 BMW i3가 성공하면 자동차 분야에서 탄소섬유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과의 합작법인도 탄소섬유의 새로운 응용처를 발굴하는 큰 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량화 소재에 대한 산업적 요구가 커지면서 탄소 섬유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 소비량은 연간 4만7000톤으로 추산된다”며 “오는 2020년에는 탄소 섬유 수요가 10만~15만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탄소섬유가 모든 금속 소재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알루미늄·마그네슘 등 경량 금속소재와 공존하면서 탄소섬유 고유의 시장을 개척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소 섬유가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이는 생산 자동화 기술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고도화된 생산 자동화 라인이 탄소섬유 가격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다.
“레이싱카, 로봇팔 등 탄소섬유 응용처라고 할 수 있는 분야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것이 많다”며 “탄소섬유를 보편화시키기 위한 관건은 자동화”라고 말했다.
쾰러 사장은 SGL그룹의 경쟁력으로 탄소섬유와 관련된 공급망 전반을 모두 영위하고 있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GL그룹은 탄소 섬유 원료부터 시작해 탄소 섬유를 이용한 부품까지 파이프라인 전체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바로 삼성석유화학이 SGL그룹과 파트너십을 원했던 이유”라고 언급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