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부품 업체도 마케팅 혁신을 통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주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20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국내 차 부품업계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부품업계 영업이익률이 3.8% 수준인데 지속적인 혁신이 없으면 영업이익은 제로로 수렴한다”면서 “적극적인 마케팅 혁신을 통해 해외 시장을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의 3대 유형으로 상품·프로세스·마케팅 혁신을 들고 이 가운데 마케팅 혁신이 부품업계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 줄은 아는데 이를 잘 파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마케팅 혁신 방법으로는 유통혁신, 콘셉트 혁신, 디자인 혁신, 시장조사 혁신 등을 제안했다. 디자인 혁신에 대해서는 아우디를 예로 들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아우디는 포뮬러1 경주 등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북미와 아시아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았다. 그러나 R8과 TT 등 기술력과 디자인이 어우러진 모델을 대거 출시하면서 지난해 BMW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고 올해는 BMW를 넘어설 계획까지 세웠다.
시장조사 혁신에서는 민속학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현장조사 방법을 제시하며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일화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김효준 사장이 처음 BMW코리아를 맡았을 때 국내서 BMW 인지도가 높지 않았고 차도 팔리지 않았다. 판매 현장을 둘러보던 김 사장은 BMW코리아 판매원들이 손님 앞에서 주눅이 든 것을 간파하고 리스 프로그램을 도입, 판매원이 국산차 값에 BMW를 소유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후 직접 차를 타본 직원들이 BMW를 자신있게 권하기 시작했고 오늘날 국내 1위 수입차 업체에 올라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마케팅 혁신을 이루기 위해 △구심점을 찾을 것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 것 △장기적인 투자를 할 것 △세계시장을 노릴 것 등을 주문했다.
그는 “한 부품업체는 밀라노에서 옷을 파는 사람을 영입해 자동차를 공부하게 했더니 해외 부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면서 “마케팅 혁신은 결국 새로운 바이어, 해외바이어를 발굴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