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이나 폐암, 림프종 등의 원인인 마이크로RNA의 분해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마이크로RNA 과다 생성으로 인한 질병 치료의 가능성이 열렸다. 안광석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팀의 이상현 박사과정 연구원은 최근 생명과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셀`의 자매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에 마이크로RNA의 분해원리를 담은 연구결과를 게재하고 특허출원했다.
마이크로RNA는 21∼23개 염기로 구성된 아주 작은 RNA(리보핵산)로 유방암이나 폐암, 림프종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마이크로RNA는 생성과정의 조절기작은 비교적 잘 알려졌으나 분해과정 조절기작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팀은 사람 세포거대바이러스(HCMV)가 마이크로RNA를 특이적으로 분해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 물질을 `마이크로RNA제거인자(miRDE)`라고 이름붙였다. 이번 연구에 이용한 마이크로RNA는 림프종을 일으키는 발암 유전자인 miR-17로, 이번 실험에서 마이크로RNA제거인자가 miR-17에 결합하는 부위의 염기 몇 개를 변형하니 miR-17이 분해되지 않았다.
이는 마이크로RNA제거인자의 작동원리가 마이크로RNA와 상보적인 결합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제거인자의 염기서열을 조작하면 질병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다. 안광석 교수는 “바이러스에서 단서를 얻어 난제로 남아있던 마이크로RNA의 분해과정에 접근했다”며 “암이나 다른 난치성 질환을 일으키는 마이크로RNA에 대한 억제제 개발에 이번 연구를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