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민 디지털기록 보관소 춘천 NHN IDC `각`을 가다

강원도의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춘천시 구봉산 자락을 끼고 들어서자 NHN IDC `각`이 위용을 드러냈다.

20일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각은 축구장 7개 크기 면적에 본관과 3개 서버동을 합쳐 모두 4개 건물로 이뤄졌다. 직사광선과 비를 막고 통풍과 환기를 돕는 루버가 서버관 주위를 감싸고 있다. 갈색 루버 디자인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해인사 장경각에서 모티브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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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록 문화와 기술의 상징 장경각과 21세기 장경각을 꿈꾸는 NHN `각`의 연결 고리가 외관에서부터 나타났다. 루버는 주변 숲과 동화돼 태양광을 차단, 냉방에 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여준다. 자연을 따르는 친환경 IDC 건설 노력의 일환이자, 당대 최고 기술을 활용해 주변 환경에 맞는 기록 보관소를 만든 장경각 정신의 계승이다. 바깥 공기가 나무 냄새까지 그대로 루버를 타고 들어오고, 이 공기는 서버실을 식히는데 쓰인다.

각은 네이버가 온라인에 축적되는 사용자 디지털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만들었다. 국내 인터넷 기업이 전용 IDC를 만든 것은 NHN이 처음이다.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 못지않은 최첨단 친환경 IDC를 구축했다.

박원기 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각은 이용자 삶이 고스란히 담긴 디지털 기록을 후대에 전한다는 사명감에서 시작했다”며 “제타바이트 데이터 시대까지 대비해 이용자 데이터를 영원히 후대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창에는 초당 4000회 이상 검색어가 입력되고 N드라이브에는 매일 2000만개 이상의 사진, 400TB의 데이터가 쌓인다. 블로그·카페·지식인 등 이용자 생성 콘텐츠와 네이버가 디지타이징한 유물과 미술 작품, 옛날 신문 등이 지난 10년간 180페타바이트 용량의 디지털 데이터로 쌓여 있다. 사용자의 일상과 사회적 의미가 담긴 정보를 `역사`로 남긴다는 의지다.

데이터를 역사로 남기기 위해 기술력도 총동원했다. IDC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 친환경 인증제도 LEED 최상위등급을 땄다. 냉각기 사용을 줄여 실내는 생각보다 더웠다. 35도 이상 고온을 견디는 서버를 자체 개발했고, 9만대 서버를 효율적으로 보관하는 랙도 새로 설계해 냉각용 전력을 줄였다. 열 손실을 최소화한 공기 차폐 시스템과 외기 활용 서버룸 냉각장치 등 자체 인프라 기술을 적용했다.

통제실에선 에너지 사용 현황과 네이버 서비스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박원기 본부장은 “전력의 90% 이상이 서버 운영에 쓰이고, 냉각에 쓰이는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다”며 “임대 IDC보다 70% 이상 비용을 줄였다”고 말했다.


춘천=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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