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를 말한다]송종국 STEPI 원장 "아이디어, 상상력 융합하자"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은 과학기술과 아이디어·상상력을 융합한 신산업을 창출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과학기술 기반이 되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역할은 크게 두 가지”라며 “하나는 민간 기업이 할 수 없는 기초과학과 공공 영역 실패를 용인하는 도전적 연구 개발사업 추진을 통한 신산업 창출”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하나는 기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해 주는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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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라는 개념이 아직도 애매모호하다는 일각의 논란에 대해 “창조경제는 어휘 해석에 너무 집착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정부 주도 경제처럼 기업은 어디에 투자할지, 정부 연구소는 어떤 분야를 연구할지에만 몰두하면서 틀에 맞춘 답을 찾으려고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는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고용 저하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 경제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과제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조경제를 어떤 식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업이 답`이라고 단언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 7년째 머물고 있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고용 하락, 창업활력 저하 등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선순환적 경제발전체계 주기(사이클)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기초과학과 창의적 지식 창출 기반이 마련되면 창의성과 융합중심 기술개발과 혁신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고, 이어 벤처와 중소기업 활성화를 통해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것. 경제성장과 수출제고를 통한 일자리창출은 자연스럽게 후행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렇게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가 등장하면 더 많은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기회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송 원장은 “정부는 창업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창업이 잘 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해 주는 역할, 창의적이고 도전적 인력을 육성하는 역할, 기초 연구와 도전적 과학기술 개발 투자 확대에 대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은 다른 나라의 중소 부품·소재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데, 우리는 국내 기업 간에 불신의 벽만 높아지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건전한 기업가 정신 구축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종국 원장이 말하는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혁신 정책과제 5가지

첫째는 창의적이고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인재 육성이다. 입시 교육 중심의 표준화된 교육체계를 벗어나 꿈과 끼를 살려주는 행복교육으로 전환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수한 청년 창업가의 발굴과 양성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과 교류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15세 소년인 안드라카(Andraka)와 같은 저가형 췌장암 진단기개발과 섬리(Summly)를 개발한 닉 달로시오는 최고의 기술은 아니지만 사회적 요구와 인간행복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적용한 창조경제의 대표적 사례다. 두 번째는 자본시장의 선진화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벤처창업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성실한 실패(Free to fail)`를 용인하지 않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실패를 인정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융자중심에서 투장중심의 자본시장을 육성하는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세 번째는 스타트업 업체의 시장 창출 지원이다. 제도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스라엘 기업의 50% 이상이 미국 국방시장에 진출하여 성장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다. 네 번째는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융합적 비즈니스모델 발굴이 중요하다. 최근 u-헬스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사슬의 발굴은 좋은 사례다.

마지막으로 공정한 시장경쟁 및 부처간 협력체계 기반마련이 중요하다.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의 구축과 부처 칸막이 제거를 통한 정책적 협력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불공정한 일감몰아주기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마련과 하청 및 납품업체에 무리한 단가인하 관행을 근절하고 중소기업 기술특허의 적절한 보호방안을 마련하여 중소기업의 지적재산이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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