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등장한 관씨 집안의 논객은 장관과 차관, 가관과 상관, 보관과 소관이다. 네 번째 등장했던 개관과 사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장관(壯觀)과 차관(借款)이 맞붙어서 격론을 벌였다. 장관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주 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할 수 있는 장관을 많이 감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잠자고 있던 차관은 장관(長官)이 된다고 감동을 주는 장관(壯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차관(借款)을 끌어들여서라도 나라를 부흥시키는 것이 차관(次官)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자 국가적으로도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가만히 듣던 장관은 참으로 가관(可觀)이 아닐 수 없다고 맞대응을 했다.
여섯 번째 가관(可觀)과 상관(相關)이 나타나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며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상관은 세상에 상관없는 게 없다며 너무 가관이라고 비난만 퍼붓지 말라고 했다. 상관(上官)의 중요 임무는 매사를 상관관계로 파악, 그 속에 담긴 보이지 않는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일곱 번째 보관(保管)과 소관(所關)이 나타나 날카로운 한마디를 건넸다. 보관은 지금까지 관씨 집안의 형제들이 서로를 비난한 사실 기록을 보관하고 있다가 모든 발설은 기록돼 보관되니까 함부로 비난하지 말라고 했다. 소관이 이에 질세라 너의 소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 팔자소관이라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남기고 보관된 기록도 팔자소관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대판 문제해결사 브리꼴레르가 나타나 일침을 가했다. 관씨 집안 형제들은 관가(官家)에 근무를 했든, 관(冠)을 쓰고 선비 생활을 했든, 모두 시대를 관통(貫通)하는 깨달음을 얻지 못했고 모두는 세월이 흘러 관(棺)에 들어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냈다. 브리꼴레르는 상대를 공격하고 비난하기 이전에 자세를 낮추고 함께 더불어서 살아가면 좋은 방안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던져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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