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권 제한돼 역차별 논란 제기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4`의 파생 모델이 이달 출시되지만, 국내 소비자는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프리미엄 제품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단말기를 쓸 수 있는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돼 역차별 논란이 제기된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달 글로벌 시장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S4 미니` `갤럭시S4 액티브` `갤럭시S4 줌` 제품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제품은 오는 20일 영국에서 열리는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통신사의 하반기 출시 예정 단말기 라인업에는 갤럭시S4 미니 등이 빠져 있다.
한 국내 통신사 관계자는 “갤럭시S4 미니 등은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고,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갤럭시S4 미니 출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갤럭시S4 미니 출시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도 국내 출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프리미엄 시장인 국내 시장의 기본 틀을 바꾸지 않으려는 쪽과 축소된 단말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들었다”면서 “아직 내부에서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만 출시한 전례를 감안하면 갤럭시S4 보다 사양이 낮은 미니와 줌은 출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다만 갤럭시S4와 비슷한 사양에 방수·방진 기능을 갖춘 고사양 제품인 `갤럭시S4 액티브`의 출시는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웃도어 활동이 증가하면서 내구성이 뛰어나고, 방수·방진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층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양도 고사양이라 프리미엄 시장에 부합한다.
이 같은 상황을 놓고 국내 시장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제조사와 통신사가 협의해 출시 단말기를 결정하는 폐쇄적인 국내 단말기 시장 구조 때문에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LG전자의 `넥서스4`는 출시 6개월이 지나 한국 판매를 시작했고 삼성전자 갤럭시S3 미니 등 각종 보급형 단말기도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형성돼 있어 제조사 입장에서 판매 대수가 많지 않아도 수익률이 높은 시장”이라며 “프리미엄 시장구도를 바꿀 수 있는 보급형 단말기를 적극 출시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