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유·무선망 백본(BackBone) 확장에 나선다. 데이터 폭증으로 네트워크 처리용량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선망 투자에 집중했던 통신사가 유선 투자도 재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다음달 초 유선 전송장비 시험평가(BMT)를 실시한다. 최신 전송장비인 `ROADM`을 도입해 구형 인프라로 구축된 장거리와 단거리 백본 유선망을 모두 교체·보강하고 백본 용량을 늘린다.
통신사 유선 백본은 초고속 인터넷은 물론 이동통신망 등에서 발생하는 무선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주요 인프라다. KT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데이터 고속도로`를 확장하는 통신사 유선 투자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KT의 이번 투자는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권역별 거점도시를 잇고 이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까지 묶는 대사업이다. 구축이 완료되면 KT는 장거리(권역간)에서 100Gbps, 단거리에서 10~40Gbps 수준의 전국망을 보유하게 된다.
KT는 하반기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장거리와 단거리에서 100대 이상의 장비를 투입할 방침이다.
이 사업에는 알카텔-루슨트, 시스코, 화웨이, 시에나,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 코위버, SNH, 동원 국내외 주요 업체가 모두 참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유선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라며 “관련 장비가 대당 수억원을 호가해 3년간 최소 수백억원대 투자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최근 유선 인프라 보강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특히 KT, SK텔레콤 등은 경쟁적으로 100Gbps급 유선 인프라 사업에 돌입했다.
SKT와 SK브로드밴드는 작년 연말부터 올해에 걸쳐 ROADM으로 구축된 유선망을 100Gbps로 대용량화한다. KT 역시 작년 12월 `초광대역 융합 데이터망`으로 명명된 100Gbps 전송 솔루션을 서울-부산 일부 구간에 상용화 했다.
KT의 이번 사업은 이 같은 유선 보강의 연장선상이다. 백본 용량 증대에 이어 PTN(캐리어이더넷) 도입도 본 사업을 시작해 경쟁사 투자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은 지난 몇 년간 기지국 등 무선 인프라 확장에 따라 투자 우선순위가 밀렸지만 롱텀에벌루션(LTE), IPTV 등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며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스코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17년 예상 IP트래픽은 61.6엑사바이트로 2012년 28.6 엑사바이트 대비 2배 증가할 전망이다. 시스코는 트래픽 성장요인으로 스마트모바일기기, TV, M2M 등을 꼽았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상 통신사 유선 백본은 실제 오가는 트래픽의 2~3배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트래픽 증가분을 수용하기 위한 유선 사업이 향후 3년간 활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신사 유선 투자 현황
자료:업계 취합, 예상 데이터 시스코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