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사칙연산은 기본이다. 근의 공식과 인수분해, 둘 중 하나만 몰라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수학은 단계별 학습이다. 통상 4∼5가지 방법을 거쳐야 풀린다. 어떤 단계에서 무엇을 몰라 틀렸는지 제대로 알 수만 있다면, 막히는 단계별로 상세한 풀이를 제공해준다면 공부가 조금은 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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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노리(KnowRe)`다. 김용재 대표는 “학생은 단계별 풀이 과정을 이용해 어느 단계에서 막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 집중 학습으로 기초를 단단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리는 풀이 과정을 지켜보고 적절한 학습을 코치해주는 `디지털 과외선생님`인 셈이다.
노리의 경쟁력은 수학 교육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3년이란 긴 개발 기간을 거쳤다는 점이다. 비슷비슷한 모바일 앱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사라지는 스타트업에서 보기 드문 준비 기간이다. 단계별 학습을 구현하기 위해 수학 풀이를 `놀리지 유닛(단위 지식·Knowledge unit)`으로 쪼갰다. 몇 천개가 넘는 놀리지 유닛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코딩했다. 이를 풀이마다 단계별로 제공한다. 이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기술력 검증도 이미 끝났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글로벌 K스타트업 대상을 비롯해 뉴욕시 교육청이 주최한 교육 애플리케이션 대회에서 1등상을 받았다. 현재 40여개 미국 내 초등학교에 노리 솔루션을 보급키로 확정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엔젤투자자 등에서도 보기 드문 거액을 투자받았다. 김 대표는 “다른 스타트업이나 사설학원에서 구현하지 못할 기술이라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에 대한 평가가 후했다”고 분석했다.
노리는 시작부터 본 투 글로벌(born to global)이었다. 지난해 5월 뉴욕 법인을 먼저 설립하고 10월에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미국은 대부분 학교에서 PC를 이용한 수업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아직 요원한 상황.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노리는 문제 은행 방식으로 지루하게 나열된 기존 온라인 교육 플랫폼보다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며 “전미수학교사협회 콘퍼런스에서도 큰 호응을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말 한국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노리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사설 학원 등과 제휴한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교육 컨설팅과 학원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김 대표는 “한국 교육은 지금도 20년전 방식 그대로”라며 “우리나라처럼 열성적인 교육 문화에 디지털 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