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노베이션 DNA]생명을 다루는 의료 장비 시장, 세계 1위 지멘스 경쟁력은 `최고의 고객지원`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수많은 환자를 진단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장비가 작동하지 않는다. 환자 생명이 달린 비상 상황이다. 애프터서비스(AS)센터에 전화해 기기에 부여된 고유 번호를 말하자 위치와 이력이 수초 만에 파악된다. 지체할 틈 없이 바로 원격 서비스로 문제점을 찾는다. 부품 교체가 필요한데 한국에 남은 수량이 없다. 바로 독일 본사에 주문한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근처 노이젠부르크 물류센터에서 24시간 이내 한국 배송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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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 헬스케어의 고객 지원 서비스 절차.

지멘스 헬스케어가 세계 1위 영상진단장비기업이 된 비결이다. 지멘스 헬스케어는 앞선 연구개발(R&D)은 물론이고 장비를 환자처럼 다루는 세심한 사후 관리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지멘스 헬스케어는 세계 영상진단장비 시장 36%를 점유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 병원 절반이 지멘스 헬스케어 제품을 쓴다.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으로 헬스케어에 투자하며 뛰어넘겠다고 거론한 기업이 바로 지멘스 헬스케어다.

◇의료 장비 서비스를 환자 치료처럼=지멘스 헬스케어는 환자를 치료하듯 의료 장비 사후서비스를 한다.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일로 일초도 머뭇거릴 수 없다.

사후 서비스 첫 단계는 예방이다.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고장과 수명을 미리 예측한다. 의료장비 조기진단이다. 지멘스 헬스케어는 컴퓨터단층촬영기(CT) `CT 소마톰 데피니션`과 `mCT` 제품에 `튜브가드(TubeGuard)` 서비스를 도입했다. 예기치 않은 장비 가동 중단 요인을 미리 알 수 있다. CT장비 X선 튜브에 10개 센서가 설치되고 이상 기능이 발견되면 중앙센터로 내용을 전송한다. 데이터를 분석해 튜브의 남은 수명을 진단한다. 이를 토대로 튜브 교체 시점이 정해진다. 갑작스런 장비 고장을 미연에 예방하는 서비스다.

◇24시간 데드라인=지멘스 헬스케어 서비스는 24시간 안에 모든 상황을 종료한다.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면 의료진은 지멘스 헬스케어 업타임 서비스센터에 전화해 고유번호만 알려주면 된다. 장비 고유번호는 위치와 이력을 1초 안에 자동 인식해 담당 엔지니어에 전달한다.

지체 없이 바로 원격 수리를 시작한다. 업타임 서비스센터에 상주하는 엔지니어는 원격에서 장비 문제를 진단한다. 고객 장비 화면을 업타임 서비스센터 컴퓨터에 연동하는 `지멘스 원격 서비스(SRS)`다. 문제가 심각하지 않으면 원격에서 해결한다. 센터에 접수된 문제 중 30%를 원격에서 처리한다. 이 서비스로 지난해 현장방문 없이 수리를 마친 비율이 2007년 대비 61%나 증가했다. 평균수리시간도 2007년에 비해 26분이나 줄었다.

원격 수리가 어려울 경우 고객과 가장 가까운 위치 엔지니어가 출동한다. 부품을 교체할 때도 독일에서 한국까지 24시간 이내 배송한다. 지멘스 헬스케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근처 노이젠부르크에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 세계 어디로든 항공을 이용해 24시간 안에 부품을 배송하는 노하우다.

◇최고 엔지니어 배치=업타임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는 모두 10년차 이상 베테랑이다. 유지보수 속도를 최대한 단축하려는 조치다. 엔지니어는 기술 교육은 물론이고 항공사 승무원에게 서비스 강의도 들어야 한다. 최고의 기술과 최상의 서비스를 접목하는 시도다.

문제가 복잡할 때는 업타임 서비스센터가 상하이에 있는 아시아 지원부서나 미국 동부 아메리카, 독일 본사 등 3곳에 기술지원을 요청한다. 3개 대륙에 위치한 기술지원 부서 운영 시간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지멘스 헬스케어는 365일 24시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문제를 해결한다.

지멘스 헬스케어는 국가별 서비스 수준을 항목별로 평가하고 개선점을 모색하기 위해 2011년부터 분기별로 아시아 태평양 11개국 서비스를 대상으로 고객만족지수 NSI(Net Satisfaction Index)를 측정한다. 2013년 1분기 한국 지멘스 헬스케어 고객만족도지수는 65.1%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가장 높다. 11개국 평균치인 48.7% 보다도 월등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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