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생각 없이 살기 십상입니다. 사는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한대로 살기 위해서 나온 책이 있습니다. 어려운 철학을 현대인을 위해 아주 쉽게 풀어주는 철학자 강신주씨와 인터뷰어 지승호씨의 대담을 다룬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입니다.
책은 두 사람이 다룬 말을 글로 그대로 옮겼습니다. 5주, 50시간 동안 대화한 내용이 책으로 들어왔습니다. 두 사람이 풀어낸 초벌 원고량만 4500매에 달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사유와 철학을 다루기에는 무척 짧은 시간과 양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날카롭고 명쾌하게 풀어내는 철학자에게서 쏟아진 이 시간과 양의 텍스트는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인문정신에서 시작한 이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인문학적 계보를 찾다가 제자백가에 이르고, 다시 현대 한국 사회로 돌아와 우리 현실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본연의 인문정신에 이르러 끝을 맺습니다.
철학과 인문정신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다고요? 그러면 책의 일부분을 소개해드릴게요. 얼마나 쉽게 철학에 접근한 책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지난 한해에는 여러 정치적인 사건들과 총선, 대선이라는 거대한 `게임`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었다. (중략)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시대의 정치인들 가운데 소위 `철학`이 있는 정치인이 있을까? 강신주는 단언한다. 현대에는 철학자인 정치인이 없다고. 그러나 동양에서는 정치가가 곧 철학자였다. 과거 무수히 많은 동양의 철인들이 자신의 사상과 담론을 펼치며 세상의 중심에 섰던 제자백가 시대가 바로 그러한 시대였다.”
밤을 지새우고 난 뒤 오히려 육체와 정신이 가뿐해질 때처럼 철학자 강신주의 촘촘하고 정교한 사유의 그물을 통과하고 나면 `나`와 `너`를 그리고 세상을 좀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철학자 강신주는 `팽이`처럼 타인에 의지하지 않고 우리 모두는 스스로 돌아야 한다고 외칩니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겁니다. 또한 자유는 사랑과 닿아 있습니다. 사랑 역시 삶의 주인이 자기 자신인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렵게만 보이는 인문정신은 우리가 늘 고민하는 사랑과 이어져 있다는 겁니다.
강신주, 지승호 지음, 시대의창 펴냄
자료제공:교보문고 샘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