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권오현 컨트롤타워 1년…실적·조직안정 순항·신산업 발굴은 과제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가 교체된 지 1년이 지났다. 삼성은 지난해 6월 7일 최지성 부회장과 권오현 부회장을 각각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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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삼성에 대한 업계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글로벌 경기부진과 치열한 경쟁구도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사상 최대 경영성과를 구가하며 순항 중이다. 조직 내 의사결정과 업무 속도 역시 획기적으로 빨라졌다는 평가다.

◇최지성…사업성장·조직안정 주도. 신산업발굴은 진행형

최지성 실장은 삼성전자에서 영업과 사업부장,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글로벌과 시장에 강한 정통 경영자로 꼽혀 왔다. 미래전략실장은 회장을 보필하면서 그룹 내 시너지와 사업조율 등 그룹 내부업무에 집중하는 자리다. 업무 성격이 다르다.

최 실장은 현장 경험의 강점을 살려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업무 방향과 목표를 조율하는 데 집중해왔다. 각 사업부장, 현장 책임자의 권한은 존중하면서도 뒷단에서 조력자, 코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이전 미래전략실장과 비교해 보다 세밀한 업무지시가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룹 내 주요 임원의 오전 6시 30분 출근제도와 늦은 저녁시간 스마트폰 업무지시와 피드백으로 조직 내 업무 대응 `스피드`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보좌에도 충실했다. 회장의 해외 출장기간에는 삼성 내부를 튼튼히 하면서 수시로 해외 현장업무 보고와 지시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회장의 해외 VIP 미팅자리에도 항상 최 실장이 배석해 회장을 지원했다.

최 실장은 특히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린 창조경제 대응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삼성미래기술재단 설립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1·2차 협력업체 동반성장프로그램 가동 등을 선제적으로 내놓으면서 `재계 1위 삼성`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 실장은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모든 계열사로 확산하는 데 관심이 많다. 이른바 `전 계열사의 삼성전자화`다. 1년간의 학습을 거친 그가 전자 이외 계열사로도 `글로벌 일류화`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미래전략실장의 주요 미션에는 삼성의 신수종 사업 발굴도 포함된다. 기존 주력사업 이외에 새로운 최지성식 신사업 발굴은 아직까지는 완성단계가 아니라 진행형이다.

◇권오현…조용한 카리스마 최고실적

권오현의 `삼성전자호`는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우려에도 최고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1조원, 영업이익 29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성과를 거뒀다. 1분기에도 역대 최상 성적표를 받았다. CEO의 능력을 말하는 대표 지표에서 권 부회장은 최고점이다.

권 부회장은 특유의 `조용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포장보다는 내실, 과시보다는 내실을 더 중시하는 경영자로 꼽힌다. 그는 이른바 `권력 위임형 CEO`다. 삼성전자를 대표하지만 세트 부문 권한은 부문 대표에게 대부분 위임했다. 올 초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각각 소비자가전(CE) 부문, IT모바일(IM) 부문 대표로 선임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권 부회장은 각 세트 부문 대표에게 자율과 책임을 주는 대신 부품(DS)과 CE, IM 등 삼성전자 3대 사업의 조율과 시너지를 만들어낼 임무를 안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우리나라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 자리에도 올랐다. 국가 전자산업계 전반의 비전을 찾는 임무까지 안게 됐다는 의미다. 관리와 시스템을 강조해 온 삼성전자다. 하지만 불산 누출 사고가 발행한 것은 그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권 부회장은 기존 하드웨어·제조 경쟁력 이외에 소프트파워도 강조한다. 삼성전자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콘텐츠까지 결합한 토털 대응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전과 혁신`도 그의 메시지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그는 `삼성전자가 진정한 글로벌 톱이 되기 위한 분기점에 놓여 있다`고 판단한다. 사업에서 보다 공격적 도전을 강조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IT 업계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올라선 삼성전자의 미래 방향키를 잘 설정해야 하는 것은 그의 중장기 과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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