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ZTE가 1년 만에 판매 순위가 네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비결은 싼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은 제품을 다양한 종류로 내놓으면서 무(無)약정 시장을 공략한 전략 덕분이다. 무약정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ZTE의 향후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이 추세라면 3위 LG전자의 자리도 넘볼 태세다.
6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ZTE를 `미국에서 지난해 가장 빨리 성장한 기업`으로 꼽았다.
1분기 미국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7% 성장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다수 업체가 중위권 그룹에서 혼전을 펼치는 가운데 ZTE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2년 1분기 시장점유율 2.7%로 8위에 불과했던 ZTE는 4분기 2.9%로 6위를 거쳐, 올해 1분기 4.1%로 4위까지 뛰어올랐다. 블랙베리와 모토로라, 화웨이는 하락했고, HTC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ZTE 약진은 무약정 시장에서 거둔 성과 덕분이다. ITG마켓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체 3분의 1을 차지하는 무약정 시장에서 ZTE는 1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뛰어오른 17%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무약정은 약정 기간 없이 스마트폰 값만 낸 후 사용한 만큼 통신료를 지불하는 서비스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는 무약정 시장에서 ZTE 제품은 눈에 띄는 성능을 자랑한다. ZTE 인기작 `앤섬(Anthem)`은 4.3인치 화면에 1.2㎓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갖추고도 150달러(약 16만8000원)에 불과하다. 이 제품을 포함해 ZTE는 지난해 미국에서 무려 18종의 무약정 스마트폰을 새로 출시했다. 3대 중 1대는 LTE를 지원했다.
IT 매체 디지털트렌즈는 “ZTE는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부담되거나 무약정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사로잡았다”며 “개통 수수료조차 없는 30~280달러의 다양한 스마트폰이 베스트바이에 진열대에 포진해 있다”고 경쟁 우위를 설명했다.
미국 선불폰 시장 확대로 ZTE의 공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T모바일에 이어 미국 주요 통신사들이 잇따라 무약정 서비스를 확대하는 중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모바일 서비스 시장 매출의 29.2%를 무약정 서비스가 차지했다. 2011년 22.5%보다 7%포인트나 늘었다. 올해는 스마트폰 구매자 네 명 중 한 사람이, 내년이면 세 명 중 한명은 무약정 서비스를 택할 전망이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 ZTE 실적 추이
자료:SA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