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 돌풍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는 통신시장 전반에 나비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앞으로 나타날 효과를 예측하는 단계지만,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나면 시장에 미칠 효과가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 영역에서는 효과가 가시화되는 분야도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음성매출 감소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사업자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음성매출이었다.
지난달 통신사 실적발표에서 각사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무제한 요금제가 회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가입자가 적은 초기 단계라 장기적인 영향도 같을 것으로 보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음성통화가 많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무제한 요금제로의 전환이 예상돼 음성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친다. 통신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포함한 새로운 요금체계 마련에 적극적인 이유다.
가뜩이나 위축된 유선전화 시장도 타격이 예상된다. 아직까진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10% 수준이어서 영향이 미미하다. 하지만 현재 속도로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증가하면 직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이동전화의 비싼 요금 때문에 집전화를 사용하거나, 새로 집전화를 설치하려던 경우에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집전화를 쓸 이유가 없어진다.
접속료 정책도 변화가 필요하다. 발신 통화가 증가하면 다른 통신사에 지불해야할 접속료가 증가한다. 통신 3사가 망외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꺼린 이유다. 반면 해외는 차등 접속료 정책을 폐지하면서 무제한 요금제가 일반화됐다. 우리나라도 향후 음성통화까지 데이터를 이용하는 올(All)-IP 시대를 감안하면 접속료 정책 재편은 필수다.
통신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부분도 있다.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는 6만원 이상의 고가 요금제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증가는 통신사 가입자당월매출액(ARPU)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알뜰폰(MVNO) 업계에도 향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제한 요금제가 MVNO의 장점인 저렴한 통화요금 부분을 퇴색시킬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정부가 MVNO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내 MVNO를 통한 무제한 요금제 출시계획을 밝혔다. MVNO가 통신사(MNO) 보다 저렴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소비자 유인 효과가 있으려면 할인폭이 높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