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전자회사에서 근무 중인 최규성씨(35)는 생산제품의 환경성을 평가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 부터 판매·사용·폐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제품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에코 디자이너다. 에코 디자이너는 친환경 제품 생산체계를 만드는 전문 인력으로 국제적으로 제품 수입에 환경규제가 높아지면서 필수직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환경 산업이 신규 일자리 창출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이 성장하면서 수출시장 개척과 함께 그동안 연구·기술·설비 운용 분야에 쏠려있던 직종이 금융, 기획, 서비스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신규직종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양성 사업이 정부부처·기관·학계·기업에서 전 방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환경산업 및 기술 육성계획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비전을 제시했다. 차세대전지 분야 인력양성을 위한 `충북에너지고`가 개교했고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자원정책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섰다. 건설 업계에서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인력양성이 진행되는가 하면 연말에는 `건축물에너지평가사` 자격시험이 실시될 예정이다.
에너지·환경 분야 인력양성 바람은 산업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제품 및 기술개발 등으로 경쟁력을 쌓는 단계에서는 해외수출 등 시장을 확대하는 단계로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 인력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수요가 가장 많은 직종은 컨설턴트다. 해외사업 수주에 있어 현지의 제도와 세금, 국민 성향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자의 전체적 프로젝트 입찰 기획을 짜주는 전문 인력이다. 법, 세무·회계 등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고 역할도 광범위한 고급인력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해외 사업발주 정보를 기업과 연결해주는 프로젝트 중개인이나 개도국 사업에서 공적개발원조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파이낸스 가이던스 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태양광 청소대행업이 새롭게 등장했다. 건물 외벽을 청소하듯이 물청소와 경우에 따라서는 고압 세척기를 동원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태양광 모듈에 먼지가 쌓이면 효율이 15%까지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크다. 겨울에는 제설 서비스도 제공한다.
법과 제도의 변경에 따라 새로 등장하는 직종도 있다.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 시행으로 언급되고 있는 `건축물에너지평가사`가 대표적이다. 올해부터는 건물을 매매할 때 에너지소비증명서를 반드시 첨부해야 해 이를 증명하는 전문 인력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유망 직종으로 에피소드도 등장했다. 2015년 배출권거래제 시행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중개사`가 유망 직종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들이 실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시기는 2020년 이후로 정부가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웅로 한국환경산업협회 부회장은 “에너지와 환경산업이 시장을 넓히면서 이를 지원하는 분야에 신규 직종이 뜨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컨설팅은 엔지니어링 업계가 유지보수는 기존 설비업체도 병행하는 만큼 신규 직종이 전문화하기 위해서는 사업 수행에 대한 실적과 신뢰도가 쌓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환경 분야 신규직종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