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디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파장분할 다중 광통신망(WDM-PON) 기술로 벤처신화를 쓰고 있다.
엘디스(대표 조호성)는 LTE 스마트폰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에만 전체 매출의 90%인 70억원을 달성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1년 30억원 매출에서 불과 1년 만에 세 배가량 매출이 급성장했다. 올해는 150억원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6년 광주테크노파크 입주기업으로 출발한 엘디스는 설립 후 5년간 200억원 가까운 R&D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광통신시장 미개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무모한 도전`이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한때 직원 급여가 밀리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기도 했지만 ETRI 출신 공학박사인 조호성 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파장분할 광통신망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레이저다이오드(LD)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조 사장은 오히려 R&D 투자를 강화했다. 직원 30명 가운데 30%에게 연구개발을 전담하게 했다.
`1분 1초`가 아까워 대전에 있는 집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만 찾았다. `기술로 먹고사는 최고의 삶`이라는 회사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연구실에서 살았다. 골프는 물론이고 술도 입에 대지 않으면서 `R&D에 미친 사람`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WDM-PON용 광원으로 사용되는 IL-LD부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10년 이상 축적해온 노하우와 전문지식이 빛을 보면서 세계시장의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인젝션 로킹 방식의 WDM-PON 시스템 특허를 보유한 LG에릭슨과 독점 계약에도 성공했다.
이 회사 주력제품은 광 주입 잠김형 반도체레이저 IL-LD와 반사형 반도체광증폭기 RSOA, 분포궤환형 반도체레이저 DFC-LD 등이다. 특히 IL-LD는 단일 광회선으로 500명이 넘는 가입자를 수용하고 대역폭 조절이 가능한 기가급 WDM-PON의 핵심 송신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업체가 극소수고 대만과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기술격차도 커 경쟁력도 갖췄다.
광주테크노파크가 선정한 예비스타 입주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평가하는 심사에서 성장 잠재력과 고용창출, 재무 건전성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예비스타 입주기업에는 입주공간을 비롯해 기술개발, 장비활용, 마케팅 등 체계적인 지원이 이어진다.
조호성 사장은 “지난해 매출이 늘면서 R&D와 기업경영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줄었다”며 “주력제품의 성능개선과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될 것”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