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법 다운로드가 범죄란 인식을 확산시키려면

성인 열 명중 한 명이 불법 저작물을 내려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 들어 5월까지 특별사법경찰을 동원해 10개 토렌트 사이트를 수사한 결과다. 영화, TV방송, 게임 등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올리고 내려받는 이가 이렇게 많다.

토렌트는 파일의 메타 정보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연결된 여러 컴퓨터들에게 파일 조각을 나눠주거나 내려 받는 전송기술이다. 원래 오픈소스 진영이 서버 비용 부담 없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기술인데 어느덧 불법 자료 유통의 온상이 됐다. 이른바 `어둠의 경로`다.

무료와 공유를 내건 오픈소스라면 모를까 엄연한 저작물을 허락 없이 배포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다. 토렌트 사이트를 눈엣가시로 여긴 외국의 저작권자들은 몇 년 전부터 운영자를 고소하는 일이 많았다. 일부 사이트는 폐쇄까지 갔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소송이 앞으로 잇따를 전망이다.

토렌트 사이트 이용자가 많다는 것은 곧 불법자료 내려받기를 범죄로 인식하는 이가 적다는 뜻이다. 저작권자와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단속망을 교묘히 피하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 저작물 수요를 근본적으로 줄일 처방도 같이 병행해야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불법 내려받기가 많은 저작물은 TV방송물과 영화다. 특히 최신 드라마와 연예오락과 같은 TV방송물 비중이 단연 높다. 미처 보지 못한 TV방송물을 토렌트 파일로 내려받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방송사들이 인터넷으로 유료로 파는 프로그램을 굳이 토렌트로 받는 이유가 뭘까. 혹시 방송사가 매긴 가격과 이용자가 돈을 내겠다는 가격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큰 것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 똑같이 불법음원 유통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적정 가격이 형성되자 유료 이용자가 많아진 음악 시장이 답이 될 수 있다.

불법 토렌트 사이트의 수익모델은 광고 유치와 웹하드 링크 수익 등이다. 남의 저작물로 이렇게 수익을 올리는 것은 옳지 않으나 저작권자가 이를 직접 하면 어떨까 싶다. 단속도 필요하지만 저작권자가 유통 방식을 달리해 불법 수요 자체를 줄이는 것이 모바일로, SNS로 번지는 불법 유통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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