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포커스]슈퍼카와 타이어

요즘엔 고성능 자동차들의 성격이 많이 변했다. 성능은 점점 강해짐에도, 오히려 다루기 쉬워지는 추세다. 게다가 버튼 하나 누르면 멋진 배기 사운드를 즐길 수 있고,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나 엔진 및 변속기의 반응까지도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차를 무난하게 만들면서도 개성 있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조사들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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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단순하다. 여러 차종이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모델 간 성격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결국 개성과 판매량 모두를 잡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 봐도 될 것 같다.

예전 고성능 차를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로 표현하자면, 요즘 고성능 차는 잘 길들여진 경주마로 봐야 한다. 이는 운전자들이 야생 본능을 길들이기 위한 노력을 덜 해도 되니, 차를 충분히 즐기는 시간이 늘어남을 뜻한다. 쉽게 보면, 예전엔 사람이 자동차의 성능을 끌어올렸지만, 요즘엔 차가 운전자의 실력을 끌어올려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시대적 흐름과 전자장비 덕분이다.

타이어도 그렇다. `누구나` 컨셉트의 슈퍼카에 끼우기 위해선 `누구나` 운전해도 무난한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제품 한계점을 높게 하고, 여러 특성도 두루 갖춰야 한다. 미쉐린 `파일럿 슈퍼스포츠`나 금호타이어의 신제품 `PS91` 등이 예다. 500마력 이상의 머신들이 서킷이든 일반 도로든, 마른 노면이든 젖었든 관계 없이, 게다가 시속 300km 이상을 달려도 거뜬히 버텨내는 초고성능 제품이다.

소수의 계층만 누리던 특권(?)이 지금은 대중들이 손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놓였다고 봐야 한다.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해 `비싼 문화`를 파는 셈이다. 시대의 흐름이 만들어낸, 그리고 업체들의 치밀한 전략이 내놓은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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