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선언이후 삼성은 기획-연구개발(R&D)-디자인-제조-인사-조직문화 등 전 경영부문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거듭해왔다.
기획 단계에서는 면밀한 미래 동향 조사와 삼성의 강점을 사전에 판단한다. 신규 사업은 시장의 성장성 확인이, 주력부문에서는 경쟁사와 격차를 넓히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삼성은 위기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후 시장 확장기에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연구개발은 삼성의 대표 경쟁력이 됐다. 삼성전자는 한달에 1조원 이상의 R&D비용을 집행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연구개발은 삼성의 미래를 위한 핵심 영역이다. 삼성은 최근 화두를 `시장 창출`에 두고 있다. 이미 삼성은 여러 산업 부문에서 `글로벌 톱` 지위에 위치했다. 과거 글로벌 우량기업을 빠르게 따라잡던 전략만으로는 부족해졌다. 선두에 서서 시장을 스스로 개척하고 시장을 창조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 전략이 강조되는 이유다.
삼성의 디자인 강화 역시 이 회장이 주문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5년 핵심 경영진을 이끌고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찾았다. 가구는 삼성의 사업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현장에서 `삼성 제품 디자인은 아직 일류가 아니다.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제 2 디자인 혁명이 필요하다`며 디자인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최근 디지털기기는 기능보다 다지인 경쟁력, 사용자경험(UX)이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은 1996년 삼성디자인학교, 2001년 CEO 지속의 디자인경영센터를 가동해왔고 글로벌 거점마다 별도의 디자인센터를 두고 있다. 삼성 디자인에는 `삼성의 혼을 담는다`는 철학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최근 삼성 제품은 주요 글로벌 디자인상을 석권 하다시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최대 경쟁력으로 `조립-제조` 능력을 꼽는다. 삼성의 제조혁신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불량률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움직임부터 2, 3차 협력사에 대한 기술지원과 협업확대 등으로 제조혁신이 확산돼왔다. 이 사이 부품의 모듈화작업과 생산라인의 고도화에 막대한 투자도 이뤄졌다.
이 회장의 `인재` 사랑은 각별하다. `기업경영의 핵심은 인재`라는 철칙하에 삼성은 인재 확보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삼성은 한가지 전문분야에만 정통한 I형 인재보다는 다방면에서 종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T자형 인재를 선호한다. 기술자도 MBA가 돼야 하고, 관리부서 담당자도 컴퓨터와 친숙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삼성은 조직원에 강도높은 업무를 요구한다. 하지만 확실한 `신상필벌` 원칙으로 능력있는 사람에 대한 우대가 다른 기업보다 탁월하다. 삼성펠로우, S급인재, 자랑스런 삼성인 등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다. 여성인력 부분도 삼성이 먼저 움직였다. 삼성은 93년 첫 여성 대졸공채를 단행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성인력 육성 계획과 여성 임직원 비중 확대를 강조해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