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데이터를 다루는 건 전부터 있었죠. 지금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엥 림 고 SG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기자와 만나 IT업계 화두인 `빅데이터`에 대해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분석하는 일은 전과 다름이 없는데 몰랐던 정보나 의미를 찾는 데 집중하는 것이 빅데이터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SGI는 그래픽 처리나 과학 분석에 활용되는 슈퍼컴퓨터 기업으로 국내 알려져 있다. 해당 분야서 SGI 장비가 각광을 받아서다.
하지만 고 CTO는 “적용 대상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졌을 뿐 모두 컴퓨터”라며 회사가 크게 달라진 것 없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데 슈퍼컴퓨터가 적합해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SGI는 특별한 빅데이터 기술을 갖고 있다. 관계 분석이다. 그는 짚단에서 바늘 찾기를 예로 들었다.
고 CTO는 “하둡(빅데이터 분석 기술 중 하나)은 바늘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짚단 하나하나를 꺼내 비교하는 반면에 SGI는 짚단을 비교·분석하는 과정에서 바늘이 어떻게 생긴 지를 찾아내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100% 정확하진 않지만 보다 숨겨진 알지 못했던 의미를 찾는 데 적합하고 하둡과는 상호 보완의 성격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SGI는 이런 빅데이터 장비를 600여곳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명을 밝힐 순 없지만 세계 유수의 온라인 결제 업체, 물류 기업, 은행 등이 SGI의 고객사라고 전했다.
그는 “온라인 결제 기업에선 우리 기술을 활용해 해당 주문이 진짜 고객의 주문인지 아니면 사기인지 리얼타임(실시간)으로 구분한다”며 “관계 분석이 빅데이터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 CTO는 지난 2005년 인포월드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TO 25인에 선정된 바 있다. SGI에는 1989년 합류해 2001년 CTO에 올랐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