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46>공동체는 혼자 피는 `모란꽃`이 아니라 함께 피는 `개나리꽃`이다

회사는 빵을 같이 나눠 먹는 벗(companion)을 넘어서서 동고동락하는 한솥밥 공동체(company)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인간도 인간관계의 약자이며, 인간(人間)도 결국 사람(人)과 사람(人) 사이(間)를 의미한다. 특히 기업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이 혼자 무엇인가를 달성하는 독주(獨奏)라기보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협연(協演)이나 협주(協奏)다. 기업의 경쟁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의 질이 `차이`를 결정짓는 원동력이다.

최근 정부나 기업에서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제도 한 개인의 독창성(獨創性)보다는 개개인의 독창성의 `시너지(Synergy=Synthetic+Energy)`, 즉 협창(協創)의 하모니를 연출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전대미문의 위대한 혁신은 한 사람의 외로운 사투 끝에 태어난 독창성의 산물이라기보다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이 공동으로 창작한 협창성의 산물이다. 따라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떤 에너지가 흐르는지의 여부에 따라 개인의 에너지, 즉 `세너지(Senergy=Separate+Energy)`는 물론 조직 전반에 흐르는 열정과 몰입의 정도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모란꽃이나 장미꽃은 아름다움을 혼자 자랑하는 독창성의 꽃이지만, 개나리는 자기 혼자의 힘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기보다 여럿이 한 군데 어울려 집단으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협창성의 꽃이다. 개인의 독창성을 인정하는 `세너지`가 혼자 피는 모란이나 장미의 화려한 독무(獨舞)로 전락하지 않고 함께 피는 개나리나 안개가 보여주는 군무(群舞)의 `시너지`로 승화·발전될 필요가 있다. 한솥밥 공동체 의식은 모란이나 장미의 화려한 개인기에서 비롯되지 않고, 개나리나 안개의 집단적 열망에서 비롯된다. 집단적 열망이 한 방향을 향할 때 비로소 난관에도 불구하고 뛰어드는 도전정신이 발휘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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