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미래창조를 새로운 어젠다로 내세우면서 기존 녹색산업의 정책적 지지력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산업계에는 녹색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녹색 및 환경관련 인증 신청이 올해 들어 급성장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새 정부 출범 당시 내놓은 140개 국정과제에 `녹색`이라는 단어가 빠지면서 추진동력이 약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산업계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양 기관의 녹색 및 환경관련 인증 신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1.5배에서 갑절가량 증가했다. 녹색기술인증 신청은 올해 1분기 1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2건)보다 73건이 늘었다. 탄소성적표지 인증 신청도 올해 1분기 83건으로 지난해(48건)와 비교할 때 35건이 늘었다. 올해 새로 시작한 녹색제품 인증은 이달을 기점으로 신청 100건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는 과거 정부의 정책을 동력으로 삼았던 녹색산업이 이제는 산업계 비즈니스 동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는 에너지·환경 산업이 지속성장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 정책기조와는 무관하게 많은 기업이 성장동력으로 녹색 사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 경기불황과 함께 에너지 효율화 기술 및 에너지·환경 플랜트 분야에 계속해서 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투자시장에서도 녹색은 여전히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머징 마켓을 열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며 사업 규모도 에너지 효율화 기기에서 대형 플랜트까지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녹색 투자 규모의 변화가 예상외로 없다”며 “정부의 정책기조보다는 녹색 분야에서 사업과 시장이 여전하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간 이미지 경쟁도 녹색 열풍을 이끄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수출과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대기업의 녹색 및 환경 관련 인증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과 LG가 대표적이다. 양사는 가전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성을 내세우면서 지난해부터 경쟁적으로 관련 인증 획득에 나서고 있다.
이현 환경산업기술원 팀장은 “녹색 관련 인증에 전반적 인식과 관심이 높아진데다 시장 역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삼성과 LG와 같은 대기업 신청이 크게 늘고 있어 녹색 열기가 쉽사리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녹색 및 환경관련 인증 신청 건수(단위: 건)
자료: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환경산업기술원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