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R&D투자, `애플+구글` 보다도 많다

삼성전자 1분기 R&D 투자규모가 경쟁 관계인 애플·구글 투자 합계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옵티머스G` 효과에 힘입어 R&D 투자를 크게 늘렸다. 특히 삼성전자 월 평균 연구개발(R&D) 투자규모는 10억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IT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파악된다.

전자신문이 대신증권에 의뢰해 삼성·LG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구글·소니 6개사 R&D투자 추이를 파악한 결과, 삼성전자 1분기 R&D투자규모는 30억6100만달러로 나타냈다. 수치는 분기 평균 환율로 도출했다. 삼성전자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1분기 R&D투자규모는 3조4142억원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MS가 1분기 26억4000만달러 R&D투자를 했다. MS가 26억달러 이상 투자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구글과 애플은 1분기 R&D투자가 각각 18억3700만달러와 11억1900만달러였다. 두 회사 1분기 R&D투자규모 합계는 30억달러를 밑돌아 삼성전자보다 적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두 회사 R&D투자규모 합계는 삼성전자보다 많았다. 소니 1분기 R&D투자규모는 13억4600만달러였으며, LG전자는 8억달러였다.

6개사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만이 최근 1년여 동안 매 분기 R&D 투자규모를 줄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22억4100만달러로 전분기 22억7500만달러보다 소폭 줄인 이후 한 차례도 축소하지 않았다. 애플은 2011년 1분기 이후 꾸준히 R&D투자규모를 늘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LG전자 R&D투자 증가율이 가장 컸다. LG는 작년 1분기 5억3200만달러에서 올 1분기 8억달러로 50% 이상 늘렸다. 작년 동기기준 R&D투자 증가율로는 애플과 구글이 각각 33.1%와 27.5%로 삼성전자(26.8%)보다 높았다. MS는 1분기 R&D투자규모가 26억달러대에 진입했지만 증가율은 4.9%에 그쳤다. 소니는 작년 1분기 16억2200만달러에서 올 1분기 13억4600만달러로 10% 이상 축소했다.

매출액에서 R&D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R&D비율은 구글과 MS가 단연 앞섰다. 양사는 각각 13.2%(구글)와 12.9%(MS)를 차지했다. 두 회사는 2011년 이후 매분기 10%대 R&D투자율을 나타냈다. 소니 1분기 R&D투자율은 7.2%로 삼성전자(6.3%)와 LG전자(6.2%)보다 높았다. 애플은 2.6%에 그쳤다. 애플 R&D투자율은 분기 기준 1~2%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R&D투자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 비교해 사업 분야가 많은 삼성전자로서는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R&D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투자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투자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산업팀장은 “R&D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인력 투자로 삼성전자는 인력을 지속적으로 뽑으면서 대우도 높이고 있다”며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R&D투자를 줄이지 않은 것이 기술 경쟁력으로 발휘된다”고 평했다.


【표】주요 IT업체 R&D투자규모 추이 (단위:백만달러)

※자료:대신증권

삼성전자 R&D투자, `애플+구글` 보다도 많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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