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700㎒ 유휴대역 주파수 재배치를 위한 전담반을 꾸렸다. 통신 업계가 치열하게 맞붙은 롱텀에벌루션(LTE) 광대역 주파수 할당이 마무리되면 700㎒ 대역 활용방안을 놓고 또 한바탕 `주파수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통신사와 방송사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700㎒ 주파수 사용처 지정은 LTE 광대역 주파수 할당에 이은 또 다른 `뇌관`으로 꼽힌다. 통신과 방송 업계뿐만 아니라 담당부처인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미묘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뜨거운 논란이 예상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22일 “700㎒ 유휴대역 사용처를 결정하기 위한 전담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전담반은 LTE 광대역 주파수 할당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복수의 700㎒ 유휴대역 활용방안을 수립,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700㎒ 주파수 사용처 결정은 사실상 통신용과 방송용 주파수 정책 결정 부처를 나눈 `주파수 거버넌스 이원화`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으로 발생한 108㎒ 폭의 유휴대역 가운데 40㎒는 지난 정부 방통위에서 `모바일 광개토플랜`에 따라 통신용으로 지정했고 나머지 68㎒는 미정이다.
통신 업계와 지상파방송사는 이 유휴대역을 서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신 업계는 치솟는 모바일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700㎒의 나머지 유휴대역도 통신용 할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해외 주요국이 디지털방송 전환 후 남는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속속 재배치하고 있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는 “초고선명 TV 상용화와 직접수신 개선작업에 엄청난 대역의 주파수가 필요해 40㎒를 통신용으로 지정한 것도 `주파수 알 박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각각 통신용·방송용 주파수 정책을 맡고 있는 미래부와 방통위의 입장도 미묘하게 갈린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선 700㎒ 대역의 통신용 재배치가 필수”라며 “모바일 광개토플랜 2.0 정책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데도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은 추가 통신용 주파수 할당량을 기존 최대 600㎒ 안팎에서 1㎓ 폭으로 40% 이상 확대하는 방안이다.
반면에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5일 한국방송협회 임원진 간담회에서 700㎒ 대역의 방송 배정에 대해 “적극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미래부와 방통위의 시각이 다른 것이다. 서로 다른 입장이 공론화되면 국무총리실 산하의 이른바 `주파수심의위원회`가 처음으로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부처 간 첨예한 대립으로 주파수 정책이 표류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산업계와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