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 순방 중 창조경제 리더간담회에서 “잡초는 효능이 알려지지 않은 풀일 뿐이다. 아직 가능성을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잡초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가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실패를 용인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잡초경제론`을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대중적인 알기 쉬운 비유적 키워드로 창조경제 설파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어려운 행정용어나 한자식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급적 쉽고 간결한 표현으로 새 정부 국정비전인 창조경제를 국민에게 쉽게 알리자는 취지다. 청와대는 이같은 대통령의 화법이 다소 난해한 창조경제를 설명하는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키워드 중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것은 당선인 시절 등장한 `손톱 밑 가시 뽑기`다. 1월 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체회의를 처음 주재한 자리에서 “대·중소기업 관계에서 약자로서 불공정하게 피해 받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겠다”며 “손톱 밑 가시뽑기를 하겠다”며 언급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지난달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는 `돋보기`를 예를 들었다. 새 정부의 모든 국정과제 목표를 `좋은 일자리 창출`에 둬야 한다면서 “돋보기로 종이를 태울 때 초점이 맞춰져야 태울 있다”며 “경기가 살아나고 국민이 체감하려면 가장 핵심이 되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목표를 너무 많이 설정하면 정책 혼선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국정목표의 이행을 강조한 것이다.
`멍석깔기`도 박 대통령이 처음 제시하면서 각 부처가 자주 인용한 키워드다. 박 대통령은 4월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세청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생태계 구축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많은 인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라며 “현장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청와대 수석 업무보고에서도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토대 마련`이란 문구에 대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멍석깔기`로 써 줄 것을 주문했다. 이후 부처의 창조경제 환경 구축 보도자료에는 `멍석깔기`라는 용어가 필수적으로 등장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은 한자식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급적 쉽고 간결한 표현을 좋아한다”며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창조경제 비전을 국민에게 쉽게 알리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