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성공? 다함께 성공해야 진짜지요"

업무 피로도가 확연히 높아지는 오후 4시.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언뜻 보면 같은 회사 직원 같지만 소속은 제각각이다. 이곳은 분당구 서현동에 위치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소속은 다르지만 성공 노하우와 문제를 공유하며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다함께 성장`을 도모한다.

"나홀로 성공? 다함께 성공해야 진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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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 위치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김효근 센터장과 주요 입주사 대표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효근 센터장, 정재성 미리내게임즈 사장, 배정현 로드컴플릿 사장, 김동균 다야에듀테인먼트 사장, 유충길 핀콘 사장, 권순일 플레이마루 사장.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지난 2009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경기도·성남시가 주축이 돼 설립한 지원 기관이다. 벤처 게임 개발사와 1인 개발자들이 입주했다. 2011년에는 국내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확대하기 위해 같은 건물에 모바일게임센터도 문을 열었다.

최근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는 잇단 경사로 분위기가 고무됐다. 입주사 게임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헬로히어로`를 개발한 핀콘, `디스코판다` 개발사 로드컴플릿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기대작 발표를 앞둔 개발사들도 여럿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올해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각 회사 전문가 활용하며 한마음 `품앗이`

최근 센터에서 가장 이슈가 된 회사는 단연 핀콘이다. 처녀작 `헬로히어로`는 지난 2월 서비스 돌입 후 모바일 RPG 장르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까지 구글 매출 순위 5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충길 핀콘 대표는 헬로히어로 성공 후 회사 업무는 물론이고 센터 내 다른 개발사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 개발·서비스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유 대표에게 SOS를 치는 일이 많다. 같은 건물이다 보니 급하면 바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다반사다.

유 대표만뿐 아니라 센터에는 각 분야별 `소문난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개발사가 많다보니 기술·서비스·마케팅·운영 등에서 실질적 도움을 주는 품앗이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매달 진행하는 입주사 강연에서는 입주사 간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유충길 핀콘 대표는 “온라인 게임만 하다가 모바일 게임을 시작하면서 모르는 게 많아 어려웠는데 입주사 간 도움을 주고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며 “헬로히어로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내가 받은 만큼 다시 나누며 서로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입주기간 4년을 꽉 채우고 지난달 `졸업`한 와플소프트는 입주 기간 동안 회사 규모가 2~3배 성장했다. 특이한 점은 이 회사 온라인·모바일 게임 매출의 10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것이다.

송재연 와플소프트 대표는 “모바일게임센터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워낙 강조했고 입주사들도 모두 해외 진출을 목표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해외에 집중하게 됐다”며 “정부가 보증하는 센터에 입주하니 해외 사업자에게 더 신뢰감을 줄 수 있어 유리했다”고 말했다.

센터에서는 각 회사별로 개발 중인 작품을 자연스럽게 검증하는 효과도 생긴다. 김효근 센터장은 “1인 개발사 중에도 개발력과 작품성으로 입소문 난 곳이 많다”며 “국내외 퍼블리셔와 투자처를 소개하며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개발사로 성장하는 `인큐베이팅 허브`로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는 지난해부터 입주사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신생 개발사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입주 경쟁률은 10대 1. 혜택은 사무실 임대료 면제, 관리비 감면으로 단순하지만 스타트업과 벤처가 대부분이어서 실제 기업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크다. 입주사 간 실무 협업은 측정하기 힘든 정성적 효과라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핀콘의 `헬로히어로`는 센터에서 탄생한 대표적 성과 중 하나다. 미리내게임즈는 지금까지 텐센트, CJ E&M, NHN재팬, 크레이지피시 등과 총 400만달러 이상 규모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실적을 냈다. 멀티플랫폼 게임 `NX프로젝트` 서비스를 앞뒀다.

`범핑베어` `디스코판다`로 유명한 로드컴플릿은 1인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 `게임벤처2.0` 1기로 입주해 5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어엿한 개발 법인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 아프리카TV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지난 3월 출시한 `디스코판다`는 누적 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플레이마루도 1인 개발사로 2011년 출발했으며 지금은 6명으로 늘었다. 게임빌과 소셜 네트워크 게임 `캣타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다야에듀테인먼트는 인기 웹툰 `갓오브하이스쿨`을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 중이며 NHN 한게임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김효근 센터장은 “입주사들이 자발적으로 협업하고 성공을 독려하면서 글로벌 경쟁의 높은 파도를 함께 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표/2012년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모바일게임센터 주요 성과

자료:각 기관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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