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 방식이 잘못돼 제대로 효과를 거두는 기업이 열에 한 곳을 밑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빅데이터도 잘 다뤄야 가치가 빛난다는 말이다.
15일 CIO매거진은 포레스터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350개 기업 IT 임원 중 고작 7%만이 빅데이터 프로젝트로 효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빅데이터 프로젝트 효과를 인정한 비즈니스 임원 역시 9%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기업이 사업 운영과 제품·서비스를 구상하는 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사물인터넷 발달로 기업이 얻는 데이터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났고 분석 전문가도 많아졌다. 빅데이터 활용 사례가 늘면서 분석 도구와 데이터 저장·시각화 제품도 증가하는 추세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얻을 기회는 많지만 기업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접근 방식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존 데이터를 `하둡` 같은 빅데이터 처리 플랫폼으로 옮겨 놓기만 하면 큰 통찰력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하둡은 데이터 명령어인 쿼리를 관리하고 저장하는 데 최적화됐다. 분석은 `SAS`나 `R` 같은 분석엔진을 활용해야 한다. 이 도구들도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일 뿐 최종적으로 통찰력을 끄집어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몫이다.
미국 온라인 서비스 업체 익스피디아는 고객에게 더 좋은 콘텐츠와 쇼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상품 구매 비율과 그 이유까지도 분석하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하둡은 기존 데이터를 관리하는 도구에 머물렀고 통찰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빅데이터 활용 분야는 다양하지만 고객 반응 분석에만 활용하는 것도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다. 빅데이터는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생산관리시스템과 보안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 활용 가능하다. CIO매거진은 빅데이터 솔루션이 활용하기가 복잡하고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제 막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려는 기업에 벤더가 제공하는 빅데이터 처리 도구는 활용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설명이다.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 시센스 부사장 브루노 아지자는 “빅데이터 분석에서 효과를 거둔 기업이 적다는 것은 아직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라며 “분석 기술이 진화하면서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도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350개 주요 기업 중 빅데이터 효과 거둔 임원 비중
자료:포레스터리서치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