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중국 제조업 인건비가 3년 만에 60%나 증가했다. 중국 내수 시장을 노리는 외국 기업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제조 공장을 둔 업체는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제조업의 탈(脫) 중국과 동남아시아 이전 현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14일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조사를 인용해 아시아 신흥국가 인건비 현황을 보도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는 아시아 각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기본급과 사회보장비용, 잔업 수당, 상여금 등을 합쳐 국가별 1인당 연간 인건비를 산출했다.
2012년 기준 중국 인건비는 6734달러(약 747만원)다. 2009년 같은 조사에서는 4107달러(약 455만원)에 불과했다. 3년 만에 64%가 늘었다. 2009년에는 중국 인건비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보다 낮았지만 이제는 역전했다.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진다.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는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현재의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2008년 시행된 노동계약법으로 실질적인 종신고용제 막이 올랐고 지방 정부가 정하는 최저임금도 매년 올라갔다.
환율도 인건비 상승을 부채질했다. 2008년 말과 비교하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1% 높아졌다. 달러가 기준 통화라서 그만큼 중국 인건비가 뛴다. 서부 내륙은 아직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싸지만 물류비나 편의성을 따지면 제조업 입장에서 매력이 없다.
일본 제조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동남아시아로 쏠린다. 베트남 인건비는 2602달러(약 288만원)로 중국의 40% 미만이다. 방글라데시나 미얀마는 1000달러(약 110만원)를 밑돈다. 일본무역진흥기구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체 중 향후 1~2년 내에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52.3%다. 3년 전 조사보다 9.6%포인트 줄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에 인도나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은 80% 안팎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생산 거점 이전은 인건비 외에 노무관리나 생산성 문제를 꼼꼼이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비용만 증가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동남아 인건비 상승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 기업의 아시아 각국 사업 확대 의향(단위:%)
자료:JETRO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