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바뀐 IT 전략을 상징하는 슈퍼 컴퓨팅 데이터센터가 베일을 벗었다.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아웃소싱을 선택하는 흐름과 달리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GM은 자체 IT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낸다.
14일 로이터와 포브스에 따르면 GM은 슈퍼컴퓨팅 수준의 데이터센터를 두 곳을 공개했다. 두 곳 모두 미시간에 있다. 워런 데이터센터는 이미 업무를 시작했었고 밀포드 데이터센터가 곧 문을 연다.
이 회사는 직접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자동차 품질을 높여줄 글로벌 핵심 기지라고 설명했다. 세계에 흩어진 23개 외부 데이터센터를 두 센터로 통합해 빠른 IT 전략을 뒷받침할 요새로 삼는다. 5억4600만달러(약 6060억원)라는 거금을 썼다. 이 회사는 HP·시스코 등에 연 30억달러(약 3조원) 규모 아웃소싱을 해왔다.
GM이 자체 역량 강화로 IT 전략을 선회한 까닭은 자동차 업계에서 기계공학이나 전자공학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오류가 경영에 직격타를 주는 대규모 `리콜`을 줄이는 열쇠다.
댄 애커슨 GM 회장은 “기존 5~6개 IT 서비스 협력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작은 센터로는 우리 네트워크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 수 없다”며 “이젠 직접 우리 설비와 생산라인을 보고 어느 공급망 혹은 자산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5년 간 90%의 IT 업무를 자체 운영으로 전환하고 9000명의 전담 인력을 충원해 네 개 `이노베이션 센터`에 결집할 계획이다. 이미 5500명을 뽑았다. 분산 위탁 운영하던 시스템을 모으는 데이터 통합 작업도 한창이다.
새로 들어설 데이터센터는 모든 직원이 슈퍼컴퓨팅 설비를 언제나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랜디 모트 GM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데이터센터와 스토리지에 생기는 각종 문제를 바로 파악하고 글로벌 사업장과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췄다”며 “문제를 담당 엔지니어에게 바로 전달해 부품 제조사도 곧바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GM은 한 해 900만대 자동차를 팔지만 직원 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지니어가 문제를 파악하고도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 모트 CIO는 “생산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상세 부품이 불량인지 정확히 파악해 리콜 규모를 줄이고 문제의 확대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데이터센터는 40마일 가량 떨어져 있으며 천재지변과 비상시를 대비한 두 센터 간 데이터 백업 체계도 갖췄다. 한 센터 당 자산 규모는 1억5800만달러(약 1753억원)에 이른다.
모트 CIO는 “경쟁사가 보통 3분의 1의 IT 기능을 아웃소싱한다”며 “아웃소싱을 최소화하는 우리가 역행하는 셈”이라 표현했다. 또 “자체 IT 역량 없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GM의 IT전략 변화와 주요 특징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