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4년만에 주야 2교대제 도입…정상화 `청신호`

13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에서 만난 김병모(48) 도장2팀 기술선임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1991년 입사 이후 18년 간 일했던 직장을 2009년 떠난 후 4년 만에 복직해 조립라인에 정식 투입된 첫 날이기 때문이다. 1남 1녀와 몸이 아픈 아내를 돌보느라 임시직을 전전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김 선임은 “무급휴직자로 회사를 떠날 때만 해도 이렇게 복귀가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정규직이 됐다며 아내와 아이들이 기뻐한다”며 활짝 웃었다.

Photo Image
13일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에서 코란도스포츠를 조립하고 있다.

쌍용차는 늘어나는 생산량을 감당해내기 위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주야 2교대제를 도입해 이날 본격 가동했다. 우선 평택공장 3개 라인 가운데 조립3라인에만 적용했다. 2600여명이 구조조정되는 등 극심한 경영 혼란을 겪은 쌍용차 정상화에 파란 불이 켜진 것이다. 쌍용차 판매량은 코란도C와 코란도 투리스모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1분기에 전년동기보다 18.2% 늘어난 3만1265대를 기록했다.

주야 2교대제는 1조 11시간(오전 8시 30분~오후 9시), 2조 9.5시간(오후 9시~오전 7시 30분) 조업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주간 연속 2교대(연 4000시간)에 비해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주야 2교대(연 4500시간)를 시행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결과다.

지난 4월 이뤄진 최종 합의에 따라 늘어나는 일자리는 무급휴직자를 포함해 총 460명의 복직자로 채웠다. 이 가운데 330여명이 조립3라인에 투입된다. 이 라인에서는 렉스턴 W와 코란도 스포츠, 수출용 액티언, 카이런 등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레임 타입 SUV가 생산된다.

조립3라인 2교대 체제 전환을 통해 생산물량이 현재 월 4000대에서 6000대 수준, 연간으로는 7만4000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쌍용차는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판매 목표 14만9300대를 달성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야심차게 개발 중인 소형 SUV X100이 출시되는 2015년 상반기 1, 2라인에서도 2교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이때 추가 복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월 마힌드라가 투자하기로 한 800억원이 다음 달 X100 개발 비용으로 투입되는 등 신차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는 “내년 연간생산량 16만~17만대, 2015년 20만대 돌파를 예상한다”면서 “17만대 수준이면 흑자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상품기획,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