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펄펄 나는데" 현대·기아차 점점 '위기'

한국차 수익성과 경쟁력 갈수록 하락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경쟁국들의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이 주효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수익성과 경쟁력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는 노사 갈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감소까지 감수해야 할 처지다.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개발 여력도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경쟁국들의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이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하락 우려가 커졌다.

최대 경쟁국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회복세가 가장 뚜렷하다. 일본 도요타는 연간 영업이익 1조엔을 5년만에 회복할 전망이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아베 총리의 엔저 정책으로 대규모의 환차익이 발생했다. 당초 도요타의 예상 환율(1달러당 84엔)을 훨씬 뛰어넘는 90엔대 후반의 엔저 기조가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가파르게 회복됐다. 혼다자동차도 작년 회계연도 순이익(7800억엔)이 전년보다 60%나 증가했다.

유럽연합(EU)도 주요 회원국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 회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행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CARS 2020`으로 명명된 이 같은 전략에 800억유로의 역구개발 및 혁신 기금과 25억유로의 대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CARS 2020은 원활한 구조조정을 통한 자동차 산업 경쟁력 회복이 핵심이다. 특히 각국 정부와 산업계, 노동계 대표들의 협조를 얻어내는 합의에 의한 지원이 특징이다. 또 미래형 자동차 기술 개발 및 보급을 촉진하고, 신흥 시장에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 정책도 펼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당사자들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CARS 2020 전략의 핵심”이라며 “차세대 자동차 개발 및 글로벌화도 적극 지원해 주요 경쟁업체들을 견제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폴크스바겐은 중국 시장에서 30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 목표를 세웠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세배에 달하는 규모다. 폴크스바겐은 올해에만 60여종에 달하는 신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또 1분기에만 26억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는 등 규모의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반격도 거세졌다.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올 들어 자국 시장 점유율이 모두 상승했다. 미국 빅3 업체들의 올 1분기 시장 점유율은 47.2%로 전년에 비해 2.1%포인트 상승했다. 자국내 공장 증설, 채용 확대 등 투자 확대에도 적극 나섰다. 미국 정부도 국가 차원의 수출 진흥과 달러화 약세 유도 정책을 통해 2015년까지 자국 기업의 수출을 두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경쟁국들의 자동차 산업 육성 및 보호 정책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노사 갈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펄펄 나는데" 현대·기아차 점점 '위기'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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