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방만 운영과 감독 부실로 연구성과는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최근 옛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기초기술연구회 및 그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국과위는 `과학기술기본계획` 등을 추진하면서 `SCI논문 피인용도` 등 성과지표의 목표 달성 여부를 점검, 개선대안을 마련하고 시행계획에 반영해야 하는 데도 이 같은 조치에 소홀했다. 이에 따라 국가R&D예산의 급증에도 불구, 기본계획 성과지표 7개 중 5개가 성과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출연연은 분야별·전공별 필요 인력을 분석하는 `인력수급계획`도 수립하지 않았다. 또 비정규직 위주로 인력을 충원, 안정적 연구환경을 저해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10개 출연연은 정원보다 현원을 적게 운영, 이에 따라 발생한 결원인건비 213억원을 직원 성과급 등으로 부당하게 나눠 가졌다.
출연연의 주요사업(출연금으로 운영되는 고유목적사업) 예산은 날로 급증하고 있는 반면, 사업관리는 부실해 국가R&D사업 통합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 전략과제감사단 관계자는 “일부 출연연은 주요사업 과제정보를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입력하지 않거나, 과제선정 시 중복성 검토를 실시하지 않아 과제 중복이 빈발했다”고 말했다. 또 13개 출연연 중 3개 출연연은 최종보고서(269건 중 44건)를 제출받지 않고 방치했고, 9개 출연연은 최종보고서를 NTIS에 미등록(884건 중 656건)한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특히 출연연 보유특허의 86%가 미활용 상태면서도, 최근 4년간(2008~2011년) 특허유지비로만 46억원이 소요됐다. 천문연구원 등 2개 출연연은 보유특허가 전혀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한국연구재단 등(4개 전문기관)은 국가R&D사업 참여 제한자를 평가위원으로 선정하는 등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결과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이첩, 해당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이번 지적 사안에 대한 보완계획을 수립·시행토록 지시하라고 장관에 통보했다.
기초기술연구회 재원별 예산 현황 (단위: 억원, %)
자료:감사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