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시장에는 필수 설비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방송 시장에서 필수 설비는 `지상파`입니다.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가격과 조건은 전체 경제를 위해 필수 설비에 준하는 규제를 하는 게 맞습니다.”
디지털케이블 VoD 서비스 전문기업 홈초이스 최정우 대표는 지상파가 최근 VoD 가격을 높이려는 것은 필수 설비를 남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일침을 놓았다. 지상파 3사는 지난 1일부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IPTV의 VoD 월정액 가격을 기존 1만원에서 1만3000원으로 올렸다. 지상파는 IPTV 고객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채널별 VoD 무제한(SVoD) 홀드백 기간은 기존 1주일에서 3주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케이블 VoD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홈초이스도 지상파 3사와 협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IPTV처럼 일방적인 가격 인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실시간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다채널과 스마트 기기 보급 등 시대적 흐름이고, 시장의 흐름이 N스크린으로 가고 있다”며 “VoD 가격을 올려서 시장 파이를 줄이기보다는 함께 시장을 키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VoD 상품을 지금보다 다양하게 만들고 가격 접근성을 낮춰 시청자가 쉽게 접할 수 있게해 매출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불법 콘텐츠 시장의 합법화도 주장했다. 그는 “불법 웹하드 시장이 약 1조원 규모인데 이 중 약 30%인 3000억원 규모가 지상파 콘텐츠”라며 “지상파 콘텐츠가 불법 시장으로 유통되는 것을 막고 양성화해야 콘텐츠 재투자 비용이 생기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홈초이스의 매출은 지난해 900억원을 넘었다. 2009년 263억원, 2010년 505억원, 2011년 663억원 등으로 매년 빠른 속도로 커왔다. 올해는 월 100억원 매출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영화 VoD 매출 성장 속도가 지상파보다 빠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영화가 40%, 지상파 콘텐츠가 30%를 차지한다.
최 대표는 “올해 매출액은 1200억원 정도 될 것”이라며 “지상파는 가격인상 주장보다 VoD 시장을 함께 키워나갈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