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터널을 통과한 IPO 시장이 4월을 기점으로 되살아나는 조짐이다. 때맞춰 코스닥지수가 4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9.44포인트(1.70%) 오른 563.81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08년 7월 1일 580.77을 기록한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스닥시장에서 상한가 종목을 포함, 모두 657개 종목의 가격이 올랐다. 하한가 한 종목을 포함해 하락한 종목은 모두 277개다. 보합은 48종목이다. 업종별로는 오락문화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가장 상승폭이 큰 업종은 제약(5.12%), 통신서비스(3.73%), 디지털콘텐츠(2.81%) 업종이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6.68P(0.87%)오른 1935.31로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142억원, 434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1404억원을 순매수했다.
IPO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에스브이파트너스, 큐더스 등 IPO전문 컨설팅 기업은 4월 이후 IPO 시장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스브이파트너스 관계자는 “IPO 시장 사이클로 보면 올해 예비심사 청구기업 수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에 유인효과를 촉발할 것”으로 분석했다.
먼저 IPO 시장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코스닥 예심청구기업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연간 코스닥 예심청구기업 수가 100개사를 밑돌기 시작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2년 동안 전년 대비 감소하다 3년째에는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2011~2012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2년 연속 청구기업 수가 줄었지만 과거 패턴을 고려해보면 올해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에스브이파트너스의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불투명한 시장 상황을 들어 IPO 시기를 올해로 늦춘 우량기업이 많다는 점도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16일 기준 코스닥 지수는 558.95로 마감, 2009년 5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496.32), 1년 전(500.38)에 비해 각각 12.4%, 11.7% 상승한 것으로 코스닥 시가총액도 120조원을 넘어섰다.
신제윤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IPO 문턱을 낮추겠다고 한 데 이어 각종 중소·벤처 관련 펀드가 결성돼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하반기 개설될 코넥스도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사격은 3~4월 들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15일 케이사인이 올해 처음으로 예심청구서를 접수했다. 지난해 11월 9일 청구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이후 무려 4개월 만에 코스닥 문을 두드린 기업이 나왔다.
마수걸이에 성공하면서 탄력을 받은 IPO 시장은 금호엔티(3월 28일)가 두 번째 테이프를 끊은 이후 4월에만 파이오링크 등 다섯 기업이 잇달아 예심청구서를 제출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코넥스 상장이 유력시되는 기업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외부 환경도 긍정적이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다우지수, S&P 500 지수가 4월 초순까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으며 글로벌 IPO 시장도 전년 대비 20%가량 커졌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올해 IPO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IPO 대행 1위 기업인 IR큐더스는 최근 상장한 기업의 상장 후 주가흐름이 윈팩을 제외하면 모두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을 정도로 수익률이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2분기 이후 공모 시장이 전년보다는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다만 미래에셋생명, SK루브리컨츠 등 또 다른 대어급 상장 예정 기업이 증시 입성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이 하반기 IPO 시장의 주요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표] 코스닥 시장 2011년, 2012년 공모금액 및 수수료 자료 : 한국거래소
[표] 코스닥 시장 연도별 예비심사 청구기업 수 자료 : 에스브이파트너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