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제주를 전기차 활용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자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우리의 전기차 산업은 부진을 거듭한다. 초기 전기차의 구매가격이 비싼데다,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 부담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번 충전으로 주행 거리가 스펙대로 나오지 않는 불안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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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린 제주대학교 전산통계학과 교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기차 활용사업의 모델 도시가 필요하다.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기차 활용 사업 모델 도시를 선정해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렌터카 운영 등의 비즈니스모델이 절실하다. 그 모델 도시로는 제주도가 가장 적절하다고 단언한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제주도는 밀폐된 섬으이다. 제주도 전역을 커버하는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 제주도엔 환경부의 전기차 선도도시 지정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통해 386개의 충전기가 설치됐다.

둘째, 제주도는 지형적인 측면에서 전기차의 성능을 실증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전기차의 주행 가능거리는 도로의 오르막, 내리막 경사도에 따라서 변화가 심하고 온도·습도·고도 등 환경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진다. 제주도의 경우 한라산을 가로 지르는 516도로는 급경사 급커브가 심한 산악형 도로이다. 또한 1100도로라는 이름이 암시하듯이 도로의 고도가 해발 1100미터라서 온도, 습도의 변화가 심하고 겨울철에는 결빙 등의 악조건이 존재하는 도로다. 이렇게 다양한 지형적 조건에서 실증된 전기차 활용 비즈니스 모델은 향후 우리나라 다른 지역 더 나아가서는 해외 시장에 나가서도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제주도는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풍부하다. 전기차의 확산은 전력계통의 입장에선 또 다른 부담이 된다. 전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은 신재생 에너지와 연계하는 건 당연하다. 제주도는 광역경제권선도산업 등을 통하여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제주도의 풍력자원은 전기차 활용 산업 육성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넷째,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서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의해 법 제도 개선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전기차가 많이 달리기 위해, 그리고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이러한 법 제도의 개선을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다섯째, 제주에는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전기차 서비스 역시 상품으로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한 홍보가 제대로 될 때 그 효과가 빠른 시간 내에 극대화 될 수 있다.

여섯째, 제주도의 정책의지를 들 수 있다. 제주도의 가장 큰 자산 중의 하나는 `친환경` 이미지다. 전기차 활용 사업은 제주의 친환경 이미지를 살리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녹색산업으로 인식된다.

전국의 지자체 중에 유일하게 스마트그리드과를 신설해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의 녹색산업에 강한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산업은 이미 형성된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단계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시장을 형성해 나가야 하는 단계인 만큼 지자체의 추진 의지는 사업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개발한 가솔린 비행기가 처음 하늘을 날 때 비행 가능했던 시간은 12초였다. 비행거리는 36미터였다. 비즈니스가 불가능한 짧은 비행시간과 비행거리였지만 비행기의 가능성을 인식한 투자는 계속됐고 오늘날 미국은 항공 우주산업의 선두주자가 됐다. 유럽과 미국에서 자동차가 달리던 시절에 가마를 타고 다녔던 우리나라가 미래에 전기차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제주대학교 전산통계학과 박경린 교수 glpark@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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