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스마트폰 경계령…세계 시장 점유율 5% 육박

인기 스마트폰을 모방한 이른바 `짝퉁 스마트폰`이 정품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5%에 육박, 웬만한 글로벌기업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동남아 등 해외에서 대량 유통되는 짝퉁 스마트폰은 우리나라에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사례까지 등장했다. 짝퉁 제품은 정품의 해외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브랜드 이미지까지 훼손시켜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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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를 중심으로 짝퉁 스마트폰 유통이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짝퉁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4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세계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이 9억대 내외임을 감안하면 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를 놓고 경쟁하는 LG전자나 화웨이에 버금간다.

짝퉁의 모방 수위는 갈수록 대담해지는 추세다. 외형만 비슷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최근 일부 제품은 회사명과 제품명까지 따라한다. 더러는 정품으로 둔갑돼 일반 유통 시장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중국 휴대폰 유통 시장은 물론이고, 인터넷쇼핑몰에서도 짝퉁 스마트폰이 버젓이 팔린다.

중국 최대 오픈마켓인 알리바바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을 모방한 제품들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해가 갈수록 모방 수위가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 심지어 아직 정식 출시조차 되지 않은 `갤럭시S4` 짝퉁이 먼저 판매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진다. 주로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는 짝퉁 제품은 최근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지로 수출까지 되는 상황이다.

짝퉁 스마트폰은 외관상 정품과 구분이 쉽지 않지만 사용하는 부품의 품질에서 차이가 크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 등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조잡하다.

짝퉁 스마트폰이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중국산 짝퉁 스마트폰을 밀반입한 사례가 적발된 적이 있다. 단말 자급제가 시행되면서 국내에 유통되면 얼마든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짝퉁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급격히 성장해 4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삼성전자, 애플, HTC, 소니 등의 스마트폰이 표적”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짝퉁 스마트폰은 제조단가가 80달러 수준이고, 판매가격은 120달러 내외에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짝퉁 시장의 최대 피해자인 삼성전자는 전담 단속반까지 가동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와 정품 시장 보호,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 주요 국가에서 법무 등 전문인력으로 자체 단속반을 운영한다”면서 “단속반은 모조품 제조와 유통에 관련된 조직을 적발한다”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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